한글대장경 제36권

대반야바라밀다경 제四六0권

oṃ maṇi padme hūṃ 2025. 3. 21. 19:23

 

대반야바라밀다경 제四六0

 

 현장 한역

 

 六八. 교편품(巧便品)

 

 그 때에 장로 선현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묘한 방편의 힘을 성취하는 이는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지 얼마나 되는 시간을 지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은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지 이미 헤일 수 없는 백 천 코오티 나유타 겁을 지냈느니라.

 장로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묘한 방편의 힘을 성취한 이는 이미 몇 부처님이나 가까이하여 공양하였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은 이미 강가아 강의 모래 같은 부처님들에게 가까이하여 공양하였느니라.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묘한 방편을 성취한 이는 이미 어떠한 훌륭한 착한 뿌리를 심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은 마음을 일으킨 이래 보시 . 계율 . 참음 . 정진 . 선정 . 반야바라밀다로써, 일으키는 착한 뿌리는 어느 것이나 부지런히 닦고 배워서 원만케 하지 않는 것이 없나니, 이 까닭에 이러한 묘한 방편의 힘을 성취하였느니라.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묘한 방편의 힘을 성취하는 이는 심히 희유하겠나이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네 말과 같아서 이 보살마하살은 심히 희유하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해와 달이 두루 다니면서 네 가지 큰 육지를 비치어 모든 사업을 지으면 그 안의 유정이나 유정들이 그 광명의 세력을 따라 움직이어 각각 자기의 일을 이루는 것과 같이 이 반야바라밀다도 나머지 다섯 가지 바라밀다를 비추어 모든 사업을 지으면 보시 등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는 반야바라밀다의 세력에 따라서 움직이어 각각 자기의 일을 이루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전륜성왕이 일곱 가지 보배가 없으면 전륜왕이라 하지 못하고, 일곱 가지 보배가 있어야 전륜왕이라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보시 등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도 그와 같아서 반야바라밀다를 여의면 바라밀다라 하지 못하거니와 반야바라밀다를 여의지 않으면 바라밀다라 할 수 있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어떤 여인이 단정하고 재물이 많으나 강한 남편의 보호가 없으면 쉽사리 나쁜 사람의 유혹을 받거니와, 강한 남편의 보호가 있으면 나쁜 사람의 유혹을 받지 않는 것같이, 보시 등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도 그와 같아서 반야바라밀다의 힘으로 보호함이 없으면 쉽사리 하늘 . 악마 또는 그들의 군속의 무너뜨림을 받거니와 반야바라밀다의 힘으로 보호를 받으면 온갖 하늘 . 악마 또는 그들의 권속이 무너뜨리지 못하리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용맹한 장수가 병법을 묘하게 통달하고 가지가지 견고한 갑옷과 무기를 갖추면 이웃 나라와 원수들이 해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보시 등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도 그와 같아서 반야바라밀다를 여의지 않으면 하늘 . 악마 또는 그들의 권속이나 뛰어난 체하는 사람이나 내지 보살이나 찬다알라(旃茶羅) 등이 아무도 무너뜨리지 못하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남섬부주의 모든 작은 왕들은 때를 맞추어 전륜성왕에게 뵈이어 그 전륜성왕에 의하여 좋은 곳에 이르를 수 있는 것 같이, 보시 등 다섯 가지 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반야바라밀다를 따라 도우되 그 세력이 이끌어 줌으로써 속히 온갖 지혜의 지혜를 증득하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남섬부주의 동쪽에 있는 물들은 모두가 강가아의 큰 강으로 들어가서 강가아의 큰 강을 따라 큰 바다에 들어가는 것 같이, 보시 등 다섯 가지 바라밀다도 그와 같아서 모두가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포섭되어야 온갖 지혜의 지혜를 증득하리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사람이 오른 손이라야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이 반야바라밀다라야 온갖 수승한 법을 이끌어 일으키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왼손으로는 하는 일이 불편한 것과 같이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는 온갖 수승하고 좋은 법을 이끌어 내지 못하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물 흐름이 크거나 작거나 바다에 들어가서는 모두가 짠 맛이 되는 것 같이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도 반야바라밀다에 들어가서야 바라밀다라 할 수 있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전륜성왕이 어디에를 가고자 하면 네 가지 군사가 앞뒤로 호위하는데 바퀴의 보배가 앞에 서고 왕이나 네 가지 군사들이 음식을 먹고자 하면 바퀴는 곧 머무르고, 음식을 마친 뒤에 왕이 떠나고자 하면 바퀴는 또 앞으로 가서 그 바퀴의 가고 머무름은 왕의 뜻을 따랐다가 가려는 곳에 이르러서는 다시 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같이 앞의 다섯가지 바라밀다와 모든 착한 법으로 위 없는 정등보리에 나아가려 하면 반드시 반야바라밀다로 앞장 세워서 나아가고 멈추는데 서로 버리지 않아야 하며, 만일 위 없는 정등보리에 이르러서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야 하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전륜성왕이 가고자 하는 곳이 있으면 네 가지 군사와 일곱 가지 보배가 앞 뒤에서 인도하고 뒤를 따르나니, 그 때에 바퀴의 보배가 아무리 앞에 있으나 앞 뒤의 형상을 분별치 않는 것 같이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와 모든 착한 법이 위 없는 정등보리에서 나아가고자 하면 반드시 반야바라밀다로서 길잡이를 삼아야 하거니와 이 반야바라밀다는 생각하되 「내가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에서 가장 앞에 섰으며, 저들은 나를 따른다.」생각하지 않으며, 보시 등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는 생각하되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우리들의 앞에 있고 우리들은 그를 따른다.」생각하지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이와 같은 여섯 가지 바라밀다와 온갖 법은 제 성품이 모두가 둔하여 능한 것이 없으며, 주장이 없어서 허망하고 진실치 않으며, 공하고 있지 않아서 자유롭지 않은 모습인 때문이니라. 비유컨대 아지랑이 . 그림자 . 물 속의 달 . 요술의 일 . 꿈 등은 그 속에 분별하고 작용하는 진실한 자체가 없기 때문이니라.

 그 때에 장로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온갖 법의 제 성품이 모두 공하여서 진실한 형상과 작용이 없을진대 모든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보시 . 계율 . 참음 . 정진 . 선정 . 반야바라밀다를 닦아서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려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바르게 수행할 때에 항상 생각하기를 「세간의 유정들은 마음이 항상 뒤바뀌어서 나고 죽음에 빠졌으므로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만일 선교한 방편과 훌륭한 행을 닦지 않으면 저들의 나고 죽는 고통을 건져 주지 못하리라. 나는 의당 저 모든 유정들을 위하여 보시와 내지 반야바라밀다이 선교한 방편과 훌륭한 행을 부지런히 닦아서 빨리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여 모든 유정들의 나고 죽는 고통을 벗겨 주리라.」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생각한 뒤에는 모든 유정을 위해 안과 밖의 온갖 가진 물건을 보시하며, 보시한 뒤에는 다시 생각하되 「나는 안 . 팎의 것을 도무지 보시한 것이 없나니, 무슨 까닭인가. 이 안팎의 물건은 모두가 공하여서 제 성품이 없으므로 베풀은 것이 없나니, 나에게만 속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관찰에 의해 수행하면 빨리 보시바라밀다를 원만케 하고 속히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리라.

 이 보살마하살은 유정들의 나고 죽는 고통을 벗겨 주기 위하는 까닭에 마침내 계율을 범하지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이 보살마하살은 항상 생각하되 「나는 온갖 유정의 나고 죽는 고통을 벗겨 주려고 하기 때문에 위 없는 정등보리에 나아가기를 구하고 결코 중생의 목숨을 끊거나 내지 삿된 소견을 내지 않을 것이며, 또 묘한 욕망의 경계를 구하거나 하늘의 부귀 . 쾌락을 구하거나 제석 . 악마 범왕 등이 되려고 하지 않으며 또 성문과 독각의 지위에서 자기만이 해탈하려 함을 구하지 않으리라」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관찰에 의하여 수행하면 계율바라밀다를 빨리 원만케 하고 위 없는 정등보리를 속히 증득하리라.

 이 보살마하살은 유정들의 나고 죽는 고통을 벗겨 주려고 하기 때문에 마침내 성내는 마음 따위를 일으키지 않나니 가령 계속하여 헐뜯고 비방하고 업신여기고 욕하고 쓰라리게 꾸짖어서 골수에 사무치더라도 마침내 한 생각의 성내는 마음도 일으키지 않으며, 설사 계속하여 칼과 지팡이와 기와장과 돌덩이 등으로 그의 몸을 때리고 베이고 끊고 쪼개고 찌르고 마디마디를 찢을지라도 또한 한 생각의 나쁜 마음도 일으키지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이 보살마하살은 온갖 것을 관찰하되 「소리는 골짜기 메아리 같고 물질은 거품덩이와 같으니, 그 가운데서 허망하게 성내는 마음을 내어 모든 착한 법을 무너뜨리지 않으리라.」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관찰에 의하여 수행하면 참음바라밀다를 빨리 원만케 하고 위 없는 정등보리를 속히 증득하리라.

 이 보살마하살은 유정들의 나고 죽는 고통을 벗겨 주려고 하기 때문에 온갖 수승하고 좋은 법과 내지 위 없는 정등보리를 부지런히 구하되 그 중간에 항상 게으름이 없나니, 무슨 까닭인가. 이 보살마하살은 항상 생각하되 「내가 만일 게을리 하면 온갖 유정을 제도하여 그들이 나고 죽음의 큰 고통을 여의게 하지 못할 것이며, 또 온갖 지혜의 지혜도 얻을 수 없으리라.」하기 때문이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관찰에 의하여 수행하면 정진바라밀다를 빨리 원만케 하며 위 없는 정등보리를 속히 증득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유정들의 나고 죽는 고통을 벗겨 주기 위하는 까닭에 모든 훌륭한 선정과 내지 위 없는 정등보리를 수행하되 마침내 탐욕 . 성냄 . 어리석음 등과 함께 움직이는 어지러운 마음을 일으키지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이 보살마하살은 항상 생각하되 「내가 만일 탐욕 . 성냄 . 어리석음 등과 함께 움직이는 어지러운 마음을 일으키면 남들을 이롭게 하거나 즐겁게 하는 일을 이루지 못할 것이며, 구하려는 불타의 과위도 얻을 수 없으리라.」하기 때문이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관찰에 의하여 수행하면 선정바라밀다가 빨리 원만케 되어 위 없는 정등보리를 속히 증득하게 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유정들의 나고 죽는 고통을 벗겨 주려고 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내지 위 없는 정등보리를 여의지 않고 항상 힘써서 세간과 세간 밖의 미묘하고 수승한 지혜를 닦아 배우나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이 보살마하살은 항상 생각하되 「만일 반야바라밀다를 여의면 모든 유정들을 이루어 주지 못하며 온갖 지혜의 지혜도 얻지 못하리라.」하기 때문이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관찰에 의하여 수행하면 빨리 반야바라밀다를 원만케 하며, 위 없는 정등보리를 속히 증득하느니라.

 선현아, 이 까닭에 비록 온갖 법이 진실한 형상과 작용이 없어서 제 성품이 모두 공하나 모든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아서 항상 게으르지 않고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려 하느니라.

 그 때에 장로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온갖 바라밀다의 성품이 차별이 없을진대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포섭되고,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하여 닦아 원만케 하는 까닭에 응당 합하여 하나의 바라밀다 즉 반야바라밀다가 될 것이어늘, 어찌하여 반야바라밀다는 다섯 가지 바라밀다에 대하여 가장 훌륭하고 거룩하고 높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가 되고 위 없음이 되고 같을 이가 없고 같을 이가 없으되 같은 것이 된다 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네 말과 같느니라. 이 여섯 가지 바라밀다의 성품이 차별이 없음은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포섭되는 까닭이니 만일 반야바라밀다가 없으면 보시 등의 다섯 가지가 바라밀다라 할 수 없을 것이요, 반야바라밀다에 의하여야 보시 등의 다섯 가지를 반야바라밀다라 할 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가 반야바라밀다에 포섭되어 있는 것은 이 하나의 바라밀다 즉 반야바라밀다를 말미암나니, 그러므로 온갖 바라밀다의 성품이 차별이 없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유정들이 비록 가지가지 몸 빛깔의 차별이 있으나 수미산에 가까이 하면 모두가 같은 한 빛이 되는 것 같이 이와 같은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도 비록 가지가지 종류의 차별이 있으나 반야바라밀다에 포섭되는 까닭에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하여 닦고 이루고 원만케 한 까닭에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들어가서 이름과 성품이 차별을 시설할 수 없느니라. , 보시 등의 반야바라밀다는 반야바라밀다에 의하여야 바야흐로 온갖 지혜의 지혜에 들어가게 되어 저 언덕에 이르른 사람이라 할 수 있나니 그러므로 여섯 가지 바라밀다는 모두가 같은 한 맛이어서 성품이 차별이 없으므로 이는 보시바라밀다와 내지 반야바라밀다라고 시설할 수가 없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이와 같은 여섯 가지 바라밀다는 모두가 함께 온갖 지혜의 지혜에 들어가서 저 언덕에 이르르되 성품이 차별이 없는 때문이니라. 이 까닭에 보시 등의 여섯 가지는 이름이나 성품에 차별이 있다고 시설할 수 없느니라.

 장로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바라밀다와 그 밖의 온갖 법이 진실한 뜻을 따르건대 이것 저것 낫고 못함의 차별이 없겠거늘 무슨 까닭에 반야바라밀다가 다섯 가지 바라밀다에 대하여 가장 훌륭하고 거룩하고 존귀하고 높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이고 위가 없음이고 같을 이 없고 같을 이가 없으되 같다고 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네 말과 같이 그러하느니라. 진실한 뜻을 따르건대 바라밀다와 온갖 법은 모두가 이것 저것 나음 못함의 차별이 없거늘 다만 세속의 말과 작용에 의하여 이것 저것 낫고 못함의 차별이 있다고 말하나니, 보시바라밀다와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시설하는 것은 모든 유정들의 세속의 작용인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벗겨 주기 위함이니라.

 그러나 모든 유정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은 모두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요 다만 거짓으로 시설한 것이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유정이 없는 까닭에 모든 법도 있지 않으며,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온갖 법이 도무지 있지 않음을 통달하여 유정들의 세속 작용인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구제하기 때문이니라. 이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는 다섯 가지 바라밀다에 대하여 가장 훌륭하고 거룩하고 높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이고 위 없음이고 같을 이가 없고 같은 이가 없으되 같다 하느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마치 전륜 성왕의 여자 보배(女寶)는 인간의 여자 가운데서는 가장 훌륭하고 거룩하고 높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이고 위 없음이고 같을 이가 없고 같을 이가 없으되 같음이 되는 것 같이, 이 반야바라밀다는 보시바라밀다 등에 대하여 가장 훌륭하고 거룩하고 높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이고 위 없음이고 같을 이 없고 같을 이 없으되 같음이 되느니라.

 장로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자주자주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보시바라밀다 보다 가장 훌륭하고 거룩하고 높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이고 위없음이고 같을 이가 없고 같을 이가 없으되 같음이 된다고 칭찬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이 반야바라밀다는 얻을 바 없음으로써 방편을 삼아 온갖 착한 법을 두루 포섭하여 온갖 지혜의 지혜에 화합하게 들어가고 편안히 머물러서 움직이지 않는 까닭에 내가 반야바라밀다를 자주자주 칭찬하느니라.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온갖 착한 법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니라.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법에 대하여 도무지 취함과 버림이 없나니, 무슨 까닭인가. 온갖 법은 모두가 취할 수 없고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니라.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어떠한 법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나이까.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물질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고,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눈과 내지 뜻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빛과 내지 법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눈의 경계와 내지 뜻의 경계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빛의 경계와 내지 법의 경계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눈 알음의 경계와 내지 뜻 알음의 경계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눈의 닿임과 내지 뜻의 닿임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눈의 닿임이 인연이 되어서 생기는 모든 느낌과 내지 뜻의 닿임이 인연이 되어서 생기는 모든 느낌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땅 요소의 경계와 내지 의식 요소의 경계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원인인 연과 내지 늘어나는 연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무명과 내지 늙어 죽음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보시바라밀다와 내지 반야바라밀다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안 공과 내지 성품 없는 공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진여와 내지 부사의의 경계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느니라.

 그리고 괴롬 . 쌓임 . 사라짐 . 도의 진리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네 가지 생각 두는 곳과 내지 여덟 가지 바른 길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네 가지 선정과 네 가지 한량 없음과 네 가지 무형선정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여덟 가지 해탈과 내지 열 가지 온갖 곳 선정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 . 형상없음 . 소원없음의 해탈문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청정하게 관찰하는 지위와 내지 여래의 지위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온갖 다아라니이문과 사마아디문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다섯 가지 눈과 여섯 가지 신통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여래의 열 가지 힘과 내지 열 여덟 가지 함께하지 않는 법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서른 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좋은 모습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느니라.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머무는 버림의 성품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온갖 지혜나 도 모양 지혜와 온갖 모양 지혜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스로오타판나의 과위와 내지 독각의 보리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위 없는 정등보리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온갖 지혜의 지혜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느니라.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어찌하여 물질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나이까.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물질을 생각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물질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으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온갖 지혜의 지혜에 대하여 취함과 버림이 없느니라.

 『어찌하여 반야바라밀다는 물질을 생각하지 않고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나이까.

 『이 반야바라밀다에 의하여 물질에 대하 온갖 형상을 생각하지 않으며, 또는 온갖 반연할 바를 생각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물질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대하여 온갖 형상을 생각하지 않으며, 또는 온갖 반연할 바를 생각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는다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물질을 생각하지 않으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을진대 어떻게 이미 심은 착한 뿌리를 자라게 하며, 착한 뿌리가 자라지 않으면 어떻게 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하며, 반야바라밀다가 원만치 않으면 어떻게 구하려는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리이까.

 『만일 어떤 때에 보살마하살이 물질을 생각하지 않고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으면, 그 때에 보살마하살은 곧 심었던 착한 뿌리가 자랄 것이요, 심었던 착한 뿌리가 자라는 까닭에 바라밀다가 원만할 것이요, 바라밀다가 원만한 까닭에 구하려는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나니, 무슨 까닭인가.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물질을 생각하지 않으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아야 모든 보살마하살의 행을 구족히 닦아서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기 때문이니라.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까닭에 보살마하살이 물질을 생각하지 않으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아야 모든 보살마하살의 행을 구족히 닦아서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마하살이 물질과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면 얻을 바가 있으리니, 얻을 바가 있는 까닭에 욕심세계와 형상세계와 무형세계에 집착하고, 욕심세계와 형상세계와 무형세계에 집착하면 모든 보살마하살이 행을 구족히 닦아서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지 못할 것이요, 만일 보살마하살이 물질과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으면 얻을 바가 없으리니, 얻을 바가 없는 까닭에 욕심세계와 형상세계와 무형세계에 집착하지 않고, 욕심세계와 형상세계와 무형세계에 집착하지 않으면 모든 보살마하살의 행을 구족히 닦아서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리라.

 그러므로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행을 구족히 닦아서 빨리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고자 하면 의당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아 배울 것이요, 모든 법을 생각하고 집착하지 말지니라.

 『보살마하살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배우고자 하면 어디에 머무르리이까.

 『보살마하살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배우고자 하면, 물질에 머무르지 말 것이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머무르지 말지니라.

 『무슨 까닭에 보살마하살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고 배우려면, 물질과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머무르지 말아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만일에 보살마하살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아 배우면 온갖 법에 대하여 집착이 없는 까닭에 물질과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머무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은 어떠한 법도 그 가운데에 집착을 일으킬만한 것이나 머무를 만한 것이 있음을 보지 않는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하여 보살마하살은 집착할 바 없음을 편안히 머무를 바 없음으로써 방편을 삼아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느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생각하되 「이와 같이 집착하는 바가 없고 편히 머무는 바가 없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수행하면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닦는 것이며,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이 집착하는 바 없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고 나는 이와 같이 집착하는 바 없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니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이다」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생각하여 형상을 취하고 집착한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멀리 여의나니, 반야바라밀다를 멀리 여의면 곧 선정 . 정진 . 참음 . 계율 . 보시바라밀다를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안 공과 내지 성품 없는 제 성품 공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진여와 내지 부사의의 경계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괴롬 . 쌓임 . 사라짐 . 도의 진리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네 가지 생각 두는 곳과 내지 여덟 가지 바른 길도 멀리 여의는 것이니라.

 또는 네 가지 선정 . 네 가지 한량 없음 . 네 가지 무형선정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여덟 가지 해탈과 내지 열 가지 온갖 곳 선정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 . 형상 없음 . 소원 없음의 해탈문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매우 기쁜 지위와 내지 법 구름 지위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온갖 다아라니이문과 사마아디문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다섯 가지 눈과 여섯 가지 신통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여래의 열 가지 힘과 내지 열 여덟 가지 함께하지 않는 법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머무는 성품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온갖 지혜와 도 모양 지혜와 온갖 모양 지혜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모든 부처님의 위 없는 정등보리도 멀리 여의는 것이며, 또는 온갖 지혜의 지혜도 멀리 여의는 것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온갖 법에 대하여 집착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니,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집착하는 이와 집착하는 성품이 있는 것이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에는 모든 법에 대하여 집착할 바가 있다고 여길 제 성품이 도무지 없는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생각하되 「이것이 반야바라밀다이니, 내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보살마하살도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온갖 법과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모두 집착이 없게 되리라」할지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생각하되 「이는 반야바라밀다이다. 내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은 곧 모든 법의 실상에 두루하는 것이다」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생각을 일으킨 까닭에 문득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날 것이요, 만일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나면 곧 온갖 훌륭한 법에서 물러나는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온갖 맑은 법의 근본인 때문이니, 만일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나면 곧 온갖 맑은 법을 잃는 것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생각하되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보시, 계율, 참음, 정진, 선정바라밀다와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포섭한다」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날 것이요, 만일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나면 곧 보시, 계율, 참음, 정진, 선정바라밀다와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포섭하지 못하리니, 무슨 까닭인가. 반야바라밀다를 떠나서 보리의 법을 두루 포섭하거나 온갖 지혜의 지혜를 증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생각하되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르면 문득 위 없는 정등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수기를 받으리라」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날 것이요,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나면 위 없는 정등보리에서 수기를 얻지 못하리니, 무슨 까닭인가. 반야바라밀다를 떠나고서 위 없는 정등보리를 얻으리라는 수기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생각하되 「반야바라밀다에 편히 머무르면 곧 보시바라밀다와 내지 선정바라밀다를 이끌어 낼 것이며, 이와 같이 하여 내지 크게 인자함 . 크게 불쌍히 여김 . 크게 기뻐함 . 크게 버림을 이끌어 내리라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날 것이요,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나면 곧 보시바라밀다와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이끌어 내지 못하며 이와 같이 하여 내지 크게 인자함 . 크게 불쌍히 여김 . 크게 기뻐함 . 크게 버림을 이끌어 내지 못하리니, 무슨 까닭인가. 선현아, 반야바라밀다를 떠나서 수승한 법을 이끌어 내거나 거기 머무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생각하되 「부처님은 모든 법의 포섭함이 없는 형상을 아시고서 스스로가 위 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셨고, 보리를 얻으신 뒤에는 모든 유정에게 모든 법의 진실한 형상을 연설하고 보이셨다」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곧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에서 물러나리니,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모든 법에 대하여 알고 깨닫고 말하고 보임이 없는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은 알거나 깨달을 수 없으며, 시설할 수 없기 때문이니, 어떻게 온갖 법을 알고 깨닫고 말하고 보이는 일이 있을 수 있으리요. 만일 진실로 온갖 법을 알고 깨닫고 말하고 보이는 일이 있다고 할진대 옳지 못하니라.

 그 때에 장로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되 어떻게 하여야 이와 같은 가지가지 허물을 멀리 여읠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생각하되 「온갖 법은 있지 않아서 취할 수 없나니, 만일에 법이 있지 않아서 취할 수 없을진대 등각을 나타낼 이도 없을 것이며, 또는 연설하거나 보이는 이도 없으리라」하고, 이렇게 행하는 것은 반야바라밀다를 화하여 모든 허물을 여의는 것이어니와 만일 보살마하살이 있지 않아서 얻을 수 없는 법에 집착하면 곧 반야바라밀다를 여의는 것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선현아,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온갖 법에 대하여 집착과 포섭함이 없는 때문이니, 만일 모든 법에 대하여 집착과 포섭함이 있으면 곧 반야바라밀다를 여의는 것이니라.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는 반야바라밀다에 대하여 멀리 여의었나이까. 멀리 여의지 않았나이까. 내지 보시바라밀다는 보시바라밀다에 대하여 멀리 여의었나이까. 이와 같이 하여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는 온갖 지혜의 지혜에 대하여 머리 여의었나이까. 멀리 여의지 않았나이까. 세존이시여, 만일 반야바라밀다가 반야바라밀다에 대하여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시설할진대 어떻게 하여야 보살마하살은 집착함이 없이 반야바라밀다를 이끌어 일으키며, 내지 보시바라밀다가 보시바라밀다에 대하여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시설할진대 어떻게 하여야 보살마하살이 집착함이 없이 보시바라밀다를 이끌어 내며, 이와 같이 하여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대하여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시설할진대 어떻게 하여야 보살마하살들이 집착함이 없이 온갖 지혜의 지혜를 이끌어 내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반야바라밀다는 반야바라밀다에 대하여 멀리 여읨도 아니요 멀리 여의지 않음도 아니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는 온갖 지혜의 지혜에 대하여 멀리 여읨도 아니요 멀리 여의지 않음도 아니니,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능히 집착함이 없이 반야바라밀다를 이끌어 내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이끌어 내게 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선현아, 제 성품에 의하지 않고 제 성품을 여의지도 않고 제 성품을 이끌어내며, 거기에 편히 머무른 때문이니라.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물질에 집착하되 「이는 물질이요, 이 물질은 저에게 속하였다」하지 않으며, 또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에 집착하되 「이는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이요, 이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은 저에게 속하였다」하지 않으며, 이와 같이 하여,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에 집착하리라. 「이는 온갖 지혜의 지혜요, 이 온갖 지혜의 지혜는 저에게 속하였다」하지 않으며, 이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온갖 법에 집착이 없는 까닭에 능히 반야바라밀다와 내지 보시바라밀다를 이끌어 일으키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를 이끌어 일으키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모든 법 가운데 집착하되 「이는 법이요, 이 법은 저에게 속하였다」하면, 마음대로 수승하고 묘한 공덕을 이끌어내거나 거기에 편히 머무르지 못하리라.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물질의 항상함 . 덧없음 . 즐거움 . 괴로움 . <> 있음 . <> 없음 . 청정함 . 청정하지 못함 . 고요함 . 고요하지 않음 . 멀리 여읨 . 멀리 여의지 않음을 보지 않으며, 또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의 항상함 . 덧 없음 . 즐거움 . 괴로움 . <>있음 . <>없음 . 청정함 .  청정하지 않음 . 고요함 . 고요하지 않음 . 멀리 여읨 . 멀리 여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가 항상함 . 덧 없음 . 즐거움 . 괴로움 . <>있음 . <>없음 . 청정함 . 청정하지 않음 . 고요함 . 고요하지 않음 . 멀리 여읨 . 멀리 여의지 않음을 보지 않으면 이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온갖 법을 관찰하지 않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와 내지 보시바라밀다를 이끌어 일으키며, 이와 같이 하여 내지 온갖 지혜지 지혜를 이끌어 내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모든 법에서 항상함 . 덧 없음 . 즐거움 . 괴로움 . <>있음 . <>없음 . 청정함 . 청정하지 않음 . 고요함 . 고요하지 않음 . 멀리 여읨 . 멀리 여의지 않음 등을 관찰하는 것이 있으면 곧 자유로이 수승하고 묘한 공덕을 이끌어 내거나 거기에 편히 머무르지 못하는 것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 곧 선정 . 정진 . 참음 . 계율 . 보시바라밀다를 수행하는 것이며, 또한 안 공과 내지 성품 없는 제 성품 공에 머무는 것이며, 또는 진여와 내지 부사의의 경계에 머무는 것이며, 또한 괴롬 . 쌓임 . 사라짐 . 도의 진리에 머무는 것이며, 또는 네 가지 생각 두는 곳과 내지 여덟 가지 바른 길을 닦는 것이며, 또는 네 가지 선정과 네 가지 한량 없음과 네 가지 무형선정을 수행하는 것이며, 또는 여덟 가지 해탈과 내지 열 가지 온갖 곳 선정을 닦는 것이며, 또는 <> . 형상없음 . 소원없음의 해탈문을 닦는 것이며, 또는 보살이 열 가지 지위를 닦는 것이며, 또는 온갖 다아라니이문과 사마아디문을 닦는 것이며, 또는 여래의 열 가지 힘과 내지 열 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법을 닦는 것이며, 또는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머무는 버림의 성품을 닦는 것이며, 또는 온갖 지혜와 도 모양 지혜와 온갖 모양 지혜를 닦는 것이며, 또는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닦는 것이며, 또는 모든 부처님의 위 없는 정등보리를 닦는 것이며, 또는 온갖 지혜의 지혜를 닦는 것이니라.

 선현아,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가는 곳마다 온갖 바라밀다와 그 밖의 온갖 보리의 법이 모두 따라 가고,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이르는 곳마다 온갖 바라밀다와 그 밖의 온갖 보리의 법이 모두 따라 이르느니라. 선현아, 마치 전륜성왕이 다니는 곳마다 네 가지 용맹스러운 군사들이 모두 따라다니고 전륜성왕이 이르는 곳마다 네 가지 용맹스러운 군사가 따르는 것처럼,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그와 같아서 가는 곳마다 이르는 곳마다 온갖 바라밀다와 그 밖의 온갖 보리의 법이 모두 따라가서 끝내는 온갖 지혜의 지혜에 이르게 하느니라.

 선현아, 마치 익숙한 말구종(御者)이 네 마리가 끄는 수레를 끌고 가되 험한 길을 피하고 바른 길을 행하므로 본래의 욕망에 따라 이르러 하던 곳에 가는 것 같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그러하여서 온갖 바라밀다와 그 밖의 온갖 보리의 법을 잘 이끌어 나고 죽음과 열반의 험한 길을 피하고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바른 길을 따라서 본래부터 구하려던 온갖 지혜의 지혜에 이르르게 하느니라.

 선현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어떤 것을 도라 하고 어떤 것을 도가 아니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의 도와 성문의 도와 독각의 도는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가 아니니, 이 도에 의하여서는 온갖 지혜의 지혜에 갈 수 없기 때문이요,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이끄는 여섯 가지 바라밀다는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니, 이 선정에 의하면 능히 온갖 지혜의 지혜에 이르르기 때문이니라.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에 나타나서 능히 큰 일을 마치니, 이른 바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와 도가 아닌 형상을 보이어서 모든 보살마하살을 옳은 도와 그른 도를 알고 빨리 온갖 지혜의 지혜를 증득하게 하는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네 말과 같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에 나타나서 능히 큰 일을 마치니, 이른 바 모든 보살마하살에게 도와 도 아닌 형상을 보여서 모든 보살들이 옳은 도와 그른 도를 알고 빨리 온갖 지혜지 지혜를 증득하게 하느니라.

 선현아,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에 나타나셔서 능히 큰 일을 마치나니, 이른 바 한량 없고, 헤일 수 없고 끝 없는 유정들을 제도하여 수승한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하는 것이니라. 선현아, 반드시 알아라.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비록 끝 없는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나 이러한 일에는 집착하는 바가 없느니라.

 선현아,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비록 물질이 짓는 일을 나타내거니와 이 일에는 집착함이 없으며, 비록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이 지을 일을 나타내거니와 이 일에는 집착함이 없으며, 이와 같이 하여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가 지을 일을 나타내거니와 이 일에는 집착하는 바가 없으며, 비록 성문이나 독각이 지을 일을 나타내거니와 이 일에는 집착함이 없느니라.

 선현아,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비록 온갖 보살마하살들은 인도하여 위 없는 정등보리에 나아가서 성문이나 독각 등의 지위를 여의게 하거니와 모든 법에 대하여서는 남과 멸함이 없나니, 법의 머무름과 법의 성품으로써 일정한 분량을 삼는 때문이니라.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일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온갖 법에 대하여 남과 멸함이 없을진대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모든 유정을 위하여 보시를 행하여야 하며, 계율을 지녀야 하며, 참는 마음을 일으켜야 하며, 부지런히 정진하여야 하며, 선정에 머물러야 하며 반야를 담아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온갖 지혜에 대하여 모든 유정을 위해서 응당 보시를 행하고 계율을 지니고 참는 마음을 일으키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선정에 머무르고 반야를 닦을 지니라.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뿌리를 가지고 모든 유정과 함께 온갖 지혜의 지혜에로 돌이키나니, 이렇게 온갖 지혜의 지혜에로 돌이키는 것은 곧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닦아서 속히 원만케 하는 것이며, 또 보살의 인자함 . 불쌍히 여김 . 기뻐함 . 버림을 닦아서 원만케 하는 것이며, 내지 묘한 보리의 좌석에 앉아서 이와 같은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항상 멀리하지 않는 것이니라.

 만일 이와 같은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버리지 않으면 온갖 지혜의 지혜를 여의지 않는 것이며, 그러므로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온갖 지혜의 지혜를 빨리 증득하고자 하면 의당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아 배우고,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닦아 행할지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배우고 행하면 온갖 착한 뿌리가 속히 원만하여져서 온갖 지혜의 지혜를 빨리 증득하리라. 그러므로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응당 여섯 가지 바라밀다와 항상 걸맞게 하여 여의지 말지니라.

 선현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여섯 가지 바라밀다와 항상 걸맞게 하여 여의지 않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만일에 보살마하살이 물질은 걸맞는 것이 아니요 걸맞지 않는 것도 아님을 여실히 관찰하고,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도 걸맞는 것이 아니요 걸맞지 않는 것도 아님을 여실히 관찰하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도 걸맞는 것이 아니요 걸맞지 않는 것도 아님을 여실히 관찰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능히 여섯 가지 바라밀다와 항상 함께 걸맞아서 여의지 않는 것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항상 생각하되 「나는 물질에도 머무르지 않을 것이요, 물질이 아닌 데에도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요,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이 아닌 데에도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내지 나는 온갖 지혜의 지혜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요, 온갖 지혜의 지혜가 아닌 데에도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물질은 머무르는 이도 아니요 머무를 바도 아니며, 느낌 .  생각 . 지어감 . 의식도 머무르는 이가 아니요, 머무를 바가 아니며,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도 머무르는 이가 아니요 머무를 바도 아닌 때문이다」하면,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은 능히 여섯 가지 바라밀다와 항상 함께 걸맞아서 서로 여의지 않는 것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머무름이 없는 방편으로써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수행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온갖 지혜의 지혜를 빨리 증득하리라.

 선현아, 비유컨대 마치 어떤 사람이 아암라(菴沒羅)의 열매나 반나바(半娜婆)의 열매를 먹고자 하면 먼저 그의 씨를 구하여서 좋은 밭에 심고 때를 따라 물을 주고 보호하고 관리하면 점차로 싹과 줄기와 가지와 잎이 자라나며, 시절이 맞으면 꽃과 열매가 생기고 열매가 익은 뒤에는 따다가 먹는 것 같이,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위 없는 정등보리를 얻고자 하면 먼저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배우고, 다시 유정에게 보시나 인자한 말이나, 이로운 행이나 함께하는 일로써 거두어 주고, 거두어 준 뒤에는 보시 . 계율 . 참음 . 정진 . 선정 .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르게 하며, 이미 머무른 뒤에는 온갖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벗어나서 항상 머무는 끝까지의 안락을 얻게 할지니, 보살이 이와 같이 하면 반드시 위 없는 정등보리를 얻어서 무수한 법 바퀴를 굴리어 한량 없는 무리를 제도하리라.

 그러므로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에 대하여 다른 인연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깨달아서 온갖 유정을 이루어 주고자 하거나, 불국토를 잘 장엄하고자 하거나, 무수한 보리의 좌석에 빨리 앉고자 하거나, 온갖 마군이를 항복시키고자 하거나, 온갖 지혜의 지혜를 속히 얻고자 하거나, 무수한 법 바퀴를 굴리어서 유정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벗어나서 항상 머무는 끝까지의 즐거움을 증득하게 하고자 하면, 응당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배워서 여섯 가지 거두어 주는 법의 방편으로써 모든 유정들을 거두어 줄 것이요, 이미 거두어 준 뒤에는 보시 . 계율 . 참음 . 정진 . 선정 .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르게 할지니라. 보살이 이와 같은 것을 부지런히 닦아 배우려면, 응당 반야바라밀다를 항상 부지런히 닦아 배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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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야바라밀다경 제460권.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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