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대장경 제77권

조당집(祖堂集) 제一권

oṃ maṇi padme hūṃ 2025. 12. 30. 23:17

 조당집(祖堂集) 제一권

 

 제一, 비바시불(毘婆尸佛)

 

 성은 구루(拘樓), 종족은 찰리왕종(刹利王種)이며, 아버지의 이름은 반표(槃裱)요 어머니의 이름은 반두말타(槃頭末陀), 다스린 나라의 이름은 찰말제(刹末提)이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형상없는 가운데서 몸이 태어남이

 마치 요술에서 갖가지가 나는듯 하다.

 허깨비의 마음과 뜻, 본래 없으니

 죄와 복도 모두 공()해 머문 곳 없다.

 

 제二, 시기불(尸棄佛)

 

 성은 구루(拘樓), 종족은 찰리왕종(刹利王種)이며, 아버지의 이름은 아수나(阿輸拏), 어머니의 이름은 바라하월제(婆羅訶越提), 다스린 나라의 이름은 아루나화제(阿樓那和提)이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착한 법을 짓는 것, 본래가 허깨비요

 악한 업을 짓는 것도 모두가 허깨비라

 이 몸은 거품이요, 마음은 바람인데

 허깨비가 내는 것, 근거도 진실도 없다.

 

 제三, 비사부불(毘舍浮佛)

 

 성은 구루(拘樓), 종족은 찰리왕종(刹利王種)이며, 아버지의 이름은 수바라제화(須婆羅提和), 어머니의 이름은 야함월제(耶含越提), 다스린 나라의 이름은 아뇩우마(阿耨憂摩)이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四대()를 빌려서 몸이라 하고

 마음은 본래 없어, 경계 따라 생긴다.

 경계가 없으면 마음도 없어지나니

 죄와 복이 요술 같아, 일어나자 멸한다.

 

 제四, 구류손불(拘留孫佛)

 

 성은 가섭(迦葉)이요, 종족은 바라문종(婆羅門種)이며 아버지의 이름은 아지달흥(阿枝達興)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수사가(隨舍迦), 다스린 나라의 이름은 윤하리제(輪訶利提)이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몸이 진실치 않음을 보면 그것이 부처를 봄이요,

 마음이 요술 같음을 알면 그것이 부처를 아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본 성품이 공함을 알면

 그 사람은 부처님과 무엇이 다르랴.

 

 제五,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

 

 성은 가섭(迦葉)이요, 종족은 바라문이며, 아버지의 이름은 야섬발다(耶睒鉢多), 어머니의 이름은 울다라(鬱多羅), 다스린 나라의 이름은 차마월제(差摩越提)이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부처란, 몸을 보지 않고 아는 것이 곧 부처이니

 만일 진실로 아는 바가 있다면 따로 부처가 없다.

 지혜로운 이는 죄의 성품이 공함을 알아

 태연하게 생사를 겁내지 않네.

 

 제六, 가섭불(迦葉佛)

 

 성은 가섭(迦葉)이요, 종족은 바라문이며, 아버지의 이름은 아지달야바(阿枝達耶婆), 어머니의 이름은 단명월제야(檀明越提耶), 다스린 나라의 이름은 바라사(婆羅私)이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온갖 중생의 성품은 청정하여서

 본래부터 나거나 멸함이 없다.

 그러한 몸과 마음, 요술에서 났으니

 요술 속엔 죄와 복이 본래부터 없도다.

 

 제七,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성은 석가(釋迦), 종족은 찰리왕종(刹利王種)이며, 아버지의 이름은 열두단(閱頭檀)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마하마야(摩訶摩耶), 다스린 나라의 이름은 가유라위(迦維羅衛)이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허깨비 원인도 없고, 생겨남도 없으니

 모두가 자연스럽게 그러한 것으로 본다.

 모든 법 모두가 허깨비 아닌 것 없으니

 허깨비는 생겨남도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어라.

 

 이 석가모니불은 [1]현겁(賢刧)의 네째 부처님이시다. 세 겁() 가운데서 처음의 천 부처님은 화광불(花光佛)이 첫째요, 비사부불(毘舍浮佛)이 마지막이니, 과거 [2]장엄겁(莊嚴劫)에 성불하셨고, 중간의 천 부처님은 구루손불(拘樓孫佛)이 첫째요, 누지(樓至)여래가 마지막이시니 현재의 현겁(賢刧)에 차례로 성불하신다. 끝의 천 부처님은 일광(日光)여래가 첫째요, 수미상불(須彌相佛)이 마지막이니, 미래의 [3]성수겁(星宿刧)에 성불한다.

 현겁(賢刧)이 시초에 향기로운 물이 가득한데 천 송이의 큰 연꽃이 떠 있었다. 제四선천(四禪天)에서 이런 상서를 내려다보고 서로 말했다.

 『지금 이 세계가 이루어지면 천 명의 현인(賢人)이 세상에 나오실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를 현겁이라 한다.

 인과경(因果經)에 이런 말씀이 있다.

 『석가여래께서 성불하시기 전에 큰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을 선혜(善慧)라고도 하고, 인욕(忍辱)이라고도 하였다. 공부가 다 되어 [4]보처(補處)의 지위에 이르러서는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시니, 이름을 성선(聖善)이라고도 하고 호명(護明)이라고도 하였다. 하늘 천왕들에게 보처의 수행법을 말씀하고 또한 시방에서 몸을 나투어 설법하시다가 시기가 이르니, 아랫 세상에 강탄하실 곳을 살피시되 「어디가 가장 중앙이 될까?」하더니, 곧 가비라(迦毘羅) 나라가 가장 중심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본기경(本起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위신력은 가장 높으시고, 가장 존귀하시니 변두리, 험한 지방에는 태어나시지 않는다. 이 가비라 나라는 三천 일월(日月)이 오가는 천지에서 가장 중심이 된다. 옛부터 여러 부처님들이 모두 여기에 나타나셨다.

 구사론(俱舍論)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섬부주(剡浮洲)의 중심』이라 했고, 산해경(山海經)에는 말씀하시기를 『신독(身毒=인도)에는 헌원(軒轅)씨가 살았었다』하였다.

 곽박주(廓璞註)에는 이렇게 말하였다. 『그 나라는 저절로 다섯 천축(天竺)으로 나누어졌는데 중천축은 천지의 중심이라 이름부터가 중심이라 했으니, 변두리가 아님은 분명한 일이다.

 인과경(因果經)엔 이렇게 말씀하셨다.

 『「중천축에는 네 종족이 있으니, 찰리(刹利) 종족과 바라문(婆羅門) 종족과 비사라(毘舍羅) 종족과 수타라(首陀羅) 종족인데 찰제리 왕족이 가장 존귀하여 겁초(劫初)부터 대를 이어 끊이지 않았다」하였다. 나머지 세 종족은 여기에서 논의할 바가 아니요, 다만 부처님 종족만을 가리려 함이요, 자연 다섯으로 나누어 진다.

 또 장아함경(長阿含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계가 처음 이루어졌을 때는, 해와 달의 광명이 아직 없었는데 여러 하늘의 중생이 복이 다하자 모두가 인간에 태어나서 기쁨으로 음식을 삼고, 몸의 광채가 멀리 비치고, 자유로이 날아다니고, 남녀 · 존비(尊卑) · 친속(親屬)의 차별이 없었으며, 자연히 지미(地味)가 생기는데 그 맛이 꿀 같아서 간혹 먹어 보는 이가 있어 삼켜먹기(搏食)가 시작되니, 광채도 신통도 위엄도 모두 사라져서 속절없이 땅에 있게 되었다.

 많이 먹으면 얼굴 모양이 초췌해지고 적게 먹으면 얼굴이 윤택하여 마침내는 이기고 지는 차별이 생기니, 지미가 사라지고 지피(地皮)가 생겼다.

 지피를 먹음으로써 모든 죄악이 생겼고, [5]임등(林藤)과 멥쌀 등 여러 가지 맛있는 것이 생겼는데 그것들을 먹음으로써 남녀의 감관이 생기게 되었다. 이렇게 점점 변하여 드디어 혼인 중매의 법과 애기 낳는 일이 생겼느니라.

 누탄경(樓炭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연히 생긴 멥쌀은 아침에 베면 저녁에 다시 돋는다.

 중아함경(中阿含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쌀의 길이는 네 치인데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미리 가지려했다. 이와 같이 서로 죽이면서 미리 가지려는 곳엔 다시는 나지 않았느니라.

 장아함경(長阿含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때, 중생들은 다시 나지 않는 것을 보자 제각기 근심이 되어, 서로가 터전과 집을 장만하여 경계가 생겼다. 제마다 갈무리하기 시작한 뒤로부터는 남의 밭의 곡식을 훔치는 이가 생겼는데 이로 인해 싸움이 일어나고 아무도 말리는 이가 없으므로, 한 사람을 추대하여 평등(平等)이라 부르고, 착한 이에겐 상을, 악한 이에겐 벌을 주는 일을 주관케 하고서 모두가 공동으로 그의 생활을 부장해 주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유난히 성질이 강직하고, 풍채가 점?아서 위엄으로써 사물을 다스리면 모두가 복종하게 되었다. 모든 일을 그에게 가서 청하면 그는 곧 승락해 줌으로써 백성의 주인(民主)이라는 칭호가 생기게 되었느니라.

 누탄경(樓炭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 사람들이 의논하여 어른을 추대하고 죽은 뒤의 호를 왕이라 했는데, 법에 의해 시조를 찾으면 찰제리였으니, 번역하면 「밭과 땅의 주인」(田地主)이 된다. 이때 염부제(閻浮提)는 천하가 부유하고 안락하여, 땅에는 푸른 풀이 돋아 공작의 털과 같고, 八만의 고을이 서로 부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즐비하였으며, 추위 · 더위 · 병고 · 번뇌 등이 전혀 없었다. 왕이 바른 법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열 가지 선()을 받들어 행하여 서로가 공경하기를 마치 부자(父子)와 같았다. 사람들의 수명은 지극히 길어서 헤아릴 수 없더니, 나중에 다른 왕들이 바른 법을 행하지 않자 그들의 수명은 차츰 줄어, 만세에 이르렀다가 다시 지금의 백세에 이르렀다. 처음에 세상이 시작될 때부터 왕이 되어 차츰차츰 전하여 보살과 나후라(羅候羅)에 이르러서 장손의 대는 영원히 끊이고 다른 줄기만이 아직도 지위를 이어가고 있으므로 다음에 전륜왕(轉輪王)[6]속산왕(粟散王)의 계보를 두루 서술하리라.

 처음의, 왕은 이름이 대인왕(大人王)이요, 둘째는 진보왕(寶王)이니, 이렇게 하여 제三十三이 선사왕(善思王)이다. 이들 서른 세 왕이 대대로 이어갔으나 모두가 속산왕이었고, 다음은 모두가 전륜왕으로서 대대로 장손이 이어가다가 보살에게 이르렀느니라.

 누탄경(樓炭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진사왕(眞闍王)에게 파()라는 태자가 있었으니, 번역하면 대어왕(大魚王)이다.

 불본행경(佛本行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중천축(中天竺)에 목포다나(目褒多那)라는 성이 있는데 백성이 많았고, 거기에 대어왕(大魚王)이란 임금이 계셨다. 이 왕으로부터 대명칭왕(大名稱王)에 이르기까지 자손이 대를 이었으니, 그 수효가 모두 八만 四천 二백 七十 二왕인데 모두가 금륜왕(金輪王)이었다.

 마지막에 한 왕이 염부제의 주인이었는데 이름은 묘초왕(草王)이요, 묘초왕에게 태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대묘초왕(草王)이었다. 대묘초왕에겐 왕위에 오를 태자가 없어서 항상 생각하였다.

 「우리 조상은 대대로 이어오는 금륜왕의 후손인데 나는 지금 후사(後嗣)가 없으니, 우리 종족이 끊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내가 출가를 한다면 왕의 종족이 끊일까 걱정되고, 내가 출가하지 않으면 선현의 종성(種性)이 끊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나라 일을 대신들에게 맡기고 산에 들어가 수도하여 다섯 가지 신통을 얻으니, 그 이름은 왕선(王仙)이었다.

 왕선이 출가하기 전에 부인이 있었으니 선습(善襲)이었다. 왕선이 아직 왕궁에 있을 때 태기가 있다가 나중에 아들을 낳으니, 그것이 대묘초왕의 아들의 태자인 줄 알고, 곧 추대하여 왕위에 오르게 하였으니, 이름이 차왕(遮王), 또는 울마왕(鬱摩王), 또는 의마왕(懿摩王)이라 한다. 왕에게 두 왕비가 있으니 하나는 선현(善賢)이요, 또 하나는 묘단정(妙端正)이었다. 묘단정 부인에게 네 태자가 있었으니, 첫째는 거면(炬面)이요, 둘째는 금석(金色)이요, 세째는 상중(象衆)이요, 네째는 별성(別成)이었다.

 선현부인에게는 의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은 장수(長壽), 얼굴은 매우 예뻐서 세상에 짝할 이가 없었으나 오직 씩씩한 기상이 없어서 왕위를 이을 수가 없었다.

 이에 선현부인이 생각한다.

 「묘단정의 네 아들 거면 등은 번성한데 내 외아들은 예쁘기는 하나 왕위를 이을 수 없으니, 어떤 방법을 써야 내 아들을 왕위에 오르게 할까?

 그때, 차왕이 대궐 뒤뜰에 행차하여 여러 후궁들을 위로하고 있는데 선현부인이 나와서 왕께 사뢰었다.

 「나는 모든 것이 만족합니다만 오직 한 가지 소원만을 대왕께 더 청하겠으니, 대왕께서 이루어 주소서.

 왕이 대답했다.

 「마음대로 말씀하시오, 짐이 이루어 드리리다.

 선현부인이 다짐을 받으려했다.

 「변하시면 안 되옵니다. 바라건대 다짐을 주소서.

 왕이 말했다.

 「내가 만일 변한다면 짐의 몸이 일곱 조각으로 될 것입니다.

 이에 선현부인이 말했다.

 「거면 등 네 아들을 내쳐 주십시오.

 왕이 말했다.

 「그 아이들은 아무런 허물도 없거늘 어떻게 내치겠소.

 그리고는 잠시 생각 끝에 자기가 맹세한 것을 어길 수 없어서 네 아들을 먼곳으로 내쫓기로 결정하였다.

 이때, 네 아들이 아버지에게 사뢰었다.

 「저희들 네 형제는 아무런 죄도 없는데 갑자기 다른 나라로 내쫓으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왕이 말했다.

 「너희들 네 형제에게 죄가 없으면서도 불행하게 환란을 만난 줄은 안다. 위에서와 같이 말한 것은 나의 마음이 아니라 선현부인의 뜻이니라.

 이때, 네 아기를 낳은 서모(庶母)와 그 권속들은 이 말을 전해 듣고 급히 왕에게 가서 말했다.

 「저희들, 네 왕자가 왕의 명을 받들어 쫓겨나니 저희들도 따라 가겠읍니다.

 왕이 대답했다.

 「그렇게 하라.

 그리고는 이어 분부를 내렸다.

 「만일 혼인을 하려거든 다른 종족과 하지 말고, 같은 종족끼리 하여 혈통을 끊이지 않게 하라.

 이때 네 왕자는 왕의 분부를 공경히 받들고, 권속들과 함께 북쪽을 향해 떠나서 사이림(舍夷林)에 닿으니, 거기는 물과 땅이 풍족하고, 언덕이나 구덩이가 전혀 없었다. 권속들과 함께 그 숲 속에 살기 시작하니, 복덕이 많기 때문에 마침내 큰 나라가 되었다.

 나중에 차왕이 생각이 나서 신하들에게 물었다.

 「내가 전에 네 아들을 내쫓았는데 지금 어디에 있는가?

 대신이 대답했다.

 「지금 향산(香山)의 북쪽, 설산(雪山)의 남쪽, 두 산 사이에 사이(舍夷)라는 숲 속에 계시는데 땅이 기름지고 사람들이 많아서 백성들이 장꾼처럼 모여들어 마침내 큰 나라가 되었고 백성들이 추대하여 왕으로 모셨읍니다. ()의 이름은 니구라(尼拘羅)이니, 옛 선인 가비라(迦毘羅)가 도를 이룬 곳이므로 성의 이름을 그렇게 부른답니다.

 이때 차왕이 이 말을 듣고 두세번 감탄하면서 말했다.

 「내 아들은 석가(釋迦)로다. 내 아들은 석가로다.

 이런 공덕 때문에 석가라는 성()이 되었으니, 석가는 능인(能仁=장하다. 침착하다)이라 번역한다.

 대차왕(大遮王)의 네 아들 중, 세 사람은 이미 죽고, 오직 네째인 별성만이 남아 니구라왕(尼拘羅王)이라 불렀는데 이가 부처님의 五대조(六代祖)이시고, 이 왕에게 태자가 있어 구로라왕(拘盧羅王)이라 불렀으니 이가 부처님의 고조(高祖)이시고, 이 왕에게 태자가 있어 구구로왕(瞿拘盧王)이라 불렀으니 이가 부처님의 증조(曾祖)이시고, 이 왕에게 태자가 있어 사자협왕(師子頰王)이라 불렀으니 이가 곧 부처님의 할아버지이시다. 이 왕에게 네 태자가 있었으니, 첫째는 수두단나(輸頭檀那)이시니 정반왕(淨飯王)이시고, 둘째는 수구로단나(輸拘盧檀那)이니 백반왕(白飯王)이시고, 세째는 도로나(途盧那)이시니 곡반왕(斛飯王)네째는 아미도단나(阿彌都檀那)이시니 감로반왕(甘露飯王)이시다.

 정반왕에게 두 태자가 계셨는데 첫째는 실달다(悉達多)이시니, 그가 곧 부처님으로서 四월 八일에 태어나셨고 키가 一장() 六척()이요, 둘째는 난타(難陀)이시니, 바람을 거슬려 마당을 쓸던 사람으로서 四월 九일에 태어났고, 키는 一장 五척 四촌이었다. 백반왕에게 두 태자가 있었는데 첫째는 조달(調達)이니 부처님의 四촌 형제로서 四월 七일에 태어났고, 키는 一장 五척 四촌이요, 둘째는 아난(阿難)이니 부처님의 시자(侍者)로서 四월 十일에 태어났고 키는 一장 五척 三촌이었다. 곡반왕에게 두 태자가 있었는데 첫째는 석마하남(釋摩訶男)이니 흙을 움켜 금을 만드는 이로서 四월 十일에 태어났고, 키는 一장 四촌이요, 둘째는 아니루타(阿尼樓陀)이다. 감로반왕에게 두 태자가 있었으니 첫째는 파투(波投)이니 출가한 분으로서 四월 十三일에 태어났고 키는 一장 四촌이요, 둘째는 발제자(跋提子)이니 도에 들어온 이로서 四월 十四일에 태어났고 키는 一장 四촌이다.

 불본행경(佛本行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호명(護明)보살이 도솔천(兜率天)에서 일체 중생을 교화하려는 생각을 내고는 곧 금단(金團)천자에게 분부했다.

 「그대는 인간 세상의 여러 왕족을 살펴서 내가 태어날 만한 곳을 고르라.

 금단천자는 보살의 분부를 받들고 곧 관찰하였다. 관찰을 마치고서 보살께 사뢰었다.

 「찰제리 종족으로서 구담(瞿曇)씨가 있읍니다. 찰제리의 후손인 구담은 큰 선인(仙人)을 따라 도를 배웠는데 스승의 성을 따라 구담씨라 하였읍니다. 구담씨는 대대로 금륜왕이 된 왕족으로서 차왕(遮王)의 뒤부터는 대를 이어 가비라 성에 살았으니 가비라 성은 석씨(釋氏) 종족의 수도입니다.

 그 중에 사자협이라는 왕이 계셨고 그 왕의 태자에 수두단나왕이 계시는데 이 왕은 모든 세간과 하늘 무리들 사이에 좋은 칭찬이 퍼져서 보살이 의탁하실만 하옵니다.

 「장하도다. 장하도다. 그대는 여러 왕들의 집안을 잘도 살피었구나! 그대의 말과 같이 나는 거기에 태어나기로 결정하노라.

 라고 보살은 찬탄하였다.

 또 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호명보살이 하강(下降)하시려 할 때에 마야(摩耶)부인이 정반(淨飯)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제가 지금 여덟 가지 청정한 재계를 받고자 합니다.

 그리고는 재계가 끝나자 바로 잠이 들었는데 꿈에 한 마리의 흰 코끼리가 어금니는 여섯, 머리는 붉은 빛, 일곱 활개로 땅을 버티고, 황금으로 어금니를 장식하고, 하늘 사람이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정반왕궁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셨다.

 아함경(阿含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영신(靈神)이 어머니 태중(胎中)에 의탁한 것은 중국의 주() 나라 다섯째 임금인 소왕(昭王)이 즉위하신 지 二十三년 계축(癸丑) 七월 十五일쯤이 된다. 二十四년 甲寅에 이르러 마야부인이 비라(毘羅)동산에서 즐거이 거닐으시다가 파라(波羅)나무 꽃이 예쁘게 핀 것을 보자, 오른 손을 들어 가지를 휘어잡으려는데 보살이 오른 겨드랑이로부터 탄생하시니 온몸이 금빛이요 상호(相好)가 구족하였다.

 또 보요경(普曜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처음 탄생하실 때에 큰 광명을 놓아 十방 세계를 두루 비쳤고, 땅에서는 금빛 연꽃이 솟아 부처님의 발을 받들었다. 동 · 서 · 남 · 북으로 각각 일곱 걸음을 걷고, 四방을 살피고는 한 손으로 하늘을,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면서 사자후(獅子吼)로 외치셨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 내가 가장 높다.

 또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으셨다.

 

 내가 태에 들어갈 일은 끝났다.

 이것이 마지막 몸이다.

 나는 이미 해탈을 얻었으니

 다시 중생을 제도하리라.

 

 이 게송을 읊고 나니, 아홉 용이 물을 뿜이 태자의 몸을 씻었고, 태자의 몸을 씻은 뒤엔 잠자코 말이 없이 예사 아기와 같아졌느니라.

 또 주서이기(周書異記)에는 이렇게 말했다.

 『소왕(昭王)이 즉위하신 二十四년 갑인(甲寅) 四월 八일에 강과 바다가 갑자기 불어 넘치고, 궁전과 민가와 땅이 모두 흔들리더니 五백 광채가 대궐로 뻗었다가 다시 四방으로 퍼졌다. 왕이 태사(太史)인 소유(蘇由)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상서인가?

 태자가 여쭈었다.

 「큰 성인이 서쪽에서 탄생하셨기 때문입니다.

 다시 물었다.

 「천하에 무슨 변동이 있겠는가?

 태사가 대답했다.

 「당장에는 없사옵고, 一천년 뒤엔 그의 교법이 이 땅에 퍼질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이 서쪽 천축나라 가비라 성의 정반왕궁에 처음 탄생하신 징조가 이 땅에 미친 것이다.

 十二인연경(因緣經)에는 이렇게 말씀했다.

 『태자의 나이 十九세가 되자 왕위도 왕비도 모두 싫어하니, 부왕(父王)은 출가할까 걱정되어 악사(樂師)들에게 분부하여 태자를 즐기게 하였으나 태자는 즐거워하지 않고, 앉은 채로 三경()에 이르렀다. 五백의 궁인(宮人)들이 모두 깊은 잠에 빠지니, 이때 정거(淨居)천왕이 허공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세상은 더럽고 중생은 미혹하나니

 여자의 몸뚱이와 다를 것 없어라.

 세상의 의복이 찬란하기에

 바보들은 겉모양에 탐욕을 낸다네.

 

 누구든지 이렇게 관찰한다면

 꿈이나 허깨비요 거짓인 줄 알려니

 어서 바삐 무명 버려 방일치 않으면

 마음은 해탈하고 공덕의 몸 이루리.

 

 또 하늘 사람이 창 틈으로 합장하고 태자에게 사뢰었다.

 「떠나실 시각이 되었읍니다.

 태자는 이 말을 듣자 반가와서 가만히 차익(車匿)에게 분부하였다.

 「백마 건척(建陟)에게 안장을 갖추어 오라.

 네 신장(神將)이 발을 받들어 성을 넘어 서북쪽으로 가려다가 태자는 다시 생각했다.

 「출가 하는 이는 큰 자비가 있어야 한다. 말 발자국을 남기지 말아야 되겠다. 왕께서 반드시 문지기를 벌하시리라.

 그리고는 성 서북쪽에 발자국 하나만을 남기어, 하늘로 날아서 서북으로 떠났다는 흔적을 알게하였다.

 이는 중국의 주소왕 四十二년 임신(壬申)의 二월 八일 밤중에 해당한다.

 율장(律藏)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태자가 집을 떠나 마갈타(摩竭陀) 나라의 반다산(班茶山)에 이르러 돌 위에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아 생각했다.

 「무엇으로 머리를 깎을까?

 그러자 정거천자가 얼른 체도(剃刀)를 받들어 올렸다. 태자가 머리채를 잡고 깎으니 정거천의 천자가 얼른 실로 짠 승가리(僧伽梨)를 받들어 올리며, 전에 입었던 옷과 관과 백마 건척을 모두 차익에게 주어 왕궁으로 되돌아 가게 하였다. 그리고 게송을 부왕께 전하여 하직의 뜻을 고하게 하였다.

 

 애정 따라 오래오래 같이 산다 하여도

 때가 되면 죽거나 이별을 못 면하네.

 이렇듯 무상함과 잠간 사이옵기

 나 이제 해탈의 길을 찾으렵니다.

 

 그때에 태자는 산에서 용맹정진으로 위없는 도를 닦다가 다시 아람가람(阿藍迦籃)에게 가서 三년 동안 [7]불용처정(不用處定)을 배웠으나 틀린 것임을 알자 곧 버리었다. 다시 울두람불(鬱頭藍弗)에게 가서 三년 동안 [8]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을 배웠으나 그것 역시 옳지 않은 줄 알자 또 버렸다. 다시 상두산(象頭山)에 가서 다른 외도들과 같이 날마다 마맥(麻麥)을 자시면서 六년을 지냈다.

 고행(苦行)이 끝나자 니련하(泥蓮河)에 가서 목욕을 하시려는데 지난 날 고행을 너무 많이 하셔서 기슭으로 올라가기가 어려우니, 추성(追成)선인이 나무가지를 휘어서 태자의 손에 잡히게 해 주었다.

 또 인과경(因果經)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마치고 태자는 생각하였다.

 「내가 만일 바짝 마른 몸으로 도를 얻는다면 외도들이 생각하기를 굶는 것이 열반이라 할 것이므로 음식을 받아야 되겠구나.

 태자가 이런 생각을 하자, 난타(難陀)와 바라내(波羅奈)라는 두 자매(姉妹)가 우유죽을 받들어 올렸다. 이에 태자가 또 생각했다.

 「어떤 그릇에다 받아먹어야 되겠는가?

 태자가 이렇게 생각하자. 四천왕(天王)이 제각기 돌바리때 하나씩을 바치거늘 보살이 평등케 하기 위하여 모두 받고, 탐욕을 쉬게 하기 위하여 포개 눌러서 하나로 만들어 우유죽을 받으시니, 얼굴도 힘도 충실해져서 정각산(正覺山)으로 가실 생각을 하였다.

 본행경(本行經)에는 이렇게 말했다.

 『태자는 생각했다.

 「무엇에 앉을까? 깨끗한 풀이 있어야 되겠구나!

 태자가 이런 생각을 하고, 길에서 풀 베는 길안(吉安)이라는 사람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 풀을 나에게 조금 주시오. 욕심을 내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요.

 길안이 당장 주고는 떠났다. 그럭저럭 정각산에 이르렀을 때 태자의 덕이 무거워서 산이 진동하니, 산신(山神)이 나타나서 태자에게 말했다.

 「여기는 도를 이룰 곳이 아닙니다.

하였다.

 태자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어디가 도를 이룰만 한 곳인가?

 산신이 대답했다.

 「여기서 마갈타(摩竭陀) 나라의 남쪽으로 十六리를 가면 금강보좌(金剛寶座)가 있는데 현겁(賢劫)의 천 부처님이 모두가 이 자리에 올라 불도를 이루셨으니, 그리로 가소서.

 그때, 태자가 산을 내려오자 눈먼 용 하나를 만났는데 용이 태자에게 말했다.

 「보살은 도 이룰 곳을 구하시는군요?

 태자가 물었다.

 「너는 어떻게 내가 보살임을 아느냐?

 용이 대답했다.

 「내가 옛날 비사시불(毘娑尸彿) 때에 악한 비구가 되어 三보를 헐뜯고 비방했던 죄로 용의 무리에 떨어졌고, 겸하여 눈까지 멀었읍니다마는 과거의 세 부처님이 나타나실 때마다 나의 눈이 틔였다가 열반에 드신 뒤엔 다시 눈이 멀었읍니다. 그런데 이제 그대를 만나자 나의 눈이 열리니, 그대가 보살임을 알겠읍니다.

 그리고는 태자를 금강좌로 인도하니, 풀이 자리 위에 펴고서 올라앉아 서원하였다.

 「내가 위없는 보리를 이루기 전에는 맹세코 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리니, 정각(正覺)을 이루어야 부처라 이름하기 때문이라」고.

 보요경(普曜經)에 말씀하셨다.

 『보살이 二월 八일 샛별이 들 때에 크게 깨달으시고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별을 보자 깨달았으나

 깨달은 뒤엔 별이 아니다.

 사물을 따르지도 않으니

 무정물(無情物)이 아니니라.

 

 이는 중국의 주목왕(周穆王) 三년, 계미(癸未) 二월 八일에 성도하셨으니, 이것으로써 三十세에 성도(成道)하셨음을 알 수 있다.

 그때에, 석가여래께서 도를 이루시고는 다음과 같이 설법하셨다.

 「출가한 사문은 욕심을 버리고 애욕을 끊고, 자기 마음의 근원을 알아 부처의 근본 이치에 통다랗여 무위의 법을 깨닫고, 안으로 얻은 바가 없고 밖으로 구하는 바가 없어야 한다. 마음이 도에 얽매이지 않고, 업에도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생각도 없고 지음도 없으며 닦음도 증득함도 없이, 모든 지위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를 높이고 공경하는 것을 도라 하느니라.

 어떤 비구가 물었다.

 「어떤 것이 청정한 본래의 성품입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끝내 청정하기 때문이니라.

 「어떤 것이 본성의 어리석음입니까?

 「모든 법에 둔하기 때문이니라.

 어떤 외도가 물었다.

 「말 있음(有言)으로도 묻지 않고, 말 없음(無言)으로도 묻지 않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양구(良久)하시니, 외도가 절을 하면서 찬탄했다.

 「거룩하시옵니다. 거룩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그토록 대자대비하셔서 저의 미혹의 구름을 열어주시어 저로 하여금 깨달아 들게 하셨읍니다.

 외도가 물러간 뒤에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물었다.

 「외도가 무엇을 깨달았기에 깨달음에 들었다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의 좋은 말은 채찍 그림자만 봐도 달리는 것 같으니라.

 이와 같이 설법하시면서 四十九년 동안 세상에 머무시더니, 마지막으로 구시나성(拘尸那城)의 희련하(熙蓮河)곁의 두 그루의 사라(娑羅)나무 사이에서 열반에 드시니, 나이는 七十九세였느니라.

 이때는 주()의 목왕(穆王) 五十二년, 壬申 二월 十五일이었는데 폭풍이 갑자기 일어 사람의 집을 뒤엎고, 산의 나무를 부러뜨리고, 땅덩이가 진동하고, 서쪽에서 흰 무지개 열 두 가락이 이 땅에 뻗어 밤새도록 걷히지 않았으니, 이것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상서였다.

 또 열반경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열반에 드시려는데 가섭(迦葉)이 곁에 없는 것을 아시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이 오거든 바른 법을 펴 드날리게 하라.

 또 말씀하셨다.

 「나에게 청정한 법안(法眼)과 열반의 묘한 마음과 형상없는 실상(實相)과 미묘한 바른 법(正法)을 그대에게 주노니 그대는 지니라.

 이어 아난에게 분부하셨다.

 「二대의 법을 이어 받아 끊이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법이라고 하나 본래 법은 없는 법이요

 없는 법이라고 하나 그 법도 역시 법이라.

 지금 그 무법(舞法)을 부촉하노니

 법이라고 하는 그 법은 언제의 법이던가.

 

 그때, 가섭이 五백 제자들과 함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삼매에 들었는데 삼매 속에서 갑자기 마음이 놀라지고, 온 몸이 떨리어 선정으로부터 깨어나니 모든 산천이 모두 흔들리었다. 이를 보자 여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음을 알고 제자들에게 고했다.

 「우리 부처님, 큰 스승께서 이미 열반에 드신지 七일이 지나 입관(入棺)이 끝났구나. 아이고! 어서 부처님께로 가자! 다비(茶毘)가 끝나면 부처님을 뵈올 수 없을까 걱정이다.

 그는 부처님을 공경하기 때문에 공중으로 날아서 가지 못하고, 제자들과 함께 길을 따라 바삐 걸었다. 슬피 울면서 빨리 갔으나 이미 七일이 지나서야 구시나성의 다비소(茶毘所)에 이르렀다. 곧 대중에게 물었다.

 「어찌하여야 큰 성인의 금관(金棺)을 열 수 있을까!

 대중이 대답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지 벌써 두 이레가 지났으니, 이미 변했을 것인데 어떻게 열겠읍니까?

 가섭이 말했다.

 「여래의 몸은 금강(金剛)같이 굳어서 무너지지 않고, 공덕의 향기가 전단산(栴檀山) 같으니라.

 그리고는, 눈물과 콧물을 뒤섞어 흘리면서 부처님의 관으로 가까이 가니 부처님이 대비와 평등으로써 가섭을 위하시기 때문에 관이 저절로 열리어 모두 흩어지고, 三十二상()과 八十종호(種好)의 순금 붉은 빛 몸이 활짝 드러났다.

 이때 가섭이 더욱 슬피 울면서 제자들과 함께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게송을 읊어 슬피 탄식하였다.

 

 애닯도다, 큰 성인 부처님이시여,

 나 이제 심한 고통 마음에 사무치나이다.

 세존의 열반이 어찌 그리 빠른가.

 큰 자비는 이몸을 기다리지 않으시네.

 

 내가 굴산에서 선정에 들었을 때

 여래를 두루 찾았으나 어디에도 안 보였네.

 그리고 부처님이 이미 열반하심 알고는

 갑자기 마음 떨려 크게 진동하였네.

 

 갑자기 어둔 구름 세계를 뒤덮고

 산천이 한꺼번에 진동함을 보았네.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줄 알고는

 재빨리 달려왔으나 벌써 뵐 수 없었네.

 

 세존의 대자비가 나에게는 안 미쳐

 부처님의 임종을 나는 못 봤네.

 한 마디 가르침도 받잡지 못했으니

 이제 나 외로워, 어디에 의지할꼬.

 

 세존님, 나 이제 몹시 괴로워

 감정은 어리둥절 마음을 캄캄하와

 부처님의 정수리에 예배하옵고

 또 다시 그 가슴에 예배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손에 절하고

 또 다시 허리에 정례합니다.

 다음은 부처님의 배꼽에 절하고

 다시 깊은 신심으로 발에 예배합니다.

 

 어째서 부처님의 열반을 못 뵈었노.

 저에게 예배할 곳을 보여 주소서.

 부처님이 계실 때엔 모두가 편안했는데

 열반에 드신 지금, 모두가 슬퍼합니다.

 

 애닲도다 괴로워라.

 대자비로 저에게 예배할 곳 보여 주소서.

 

 그때에, 가섭이 이 게송을 마치자 세존께서는 대자대비로써 두 발의 [9]천폭륜상(千輻輪相)을 드러내어 관 밖으로 가섭에게 보이시니, 천폭륜상에서 천 줄기의 광명이 나와 十방의 온 세계를 비추었다.

 그때에, 가섭이 제자들과 함께 부처님의 발을 보고, 일시에 부처님의 천폭륜상의 발에 절을 하니, 대각세존(大覺世尊)의 금강같은 두 발이 다시 관으로 들어 가고 관은 전과 같이 봉해졌다.

 그때에, 여래께서 대자비의 힘으로 가슴에서 불이 솟아 관 밖으로 나와 차츰차츰 다비하여 七일이 지나, 묘하고 향기로운 땔감이 다하고야 끝났다. 그러나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안팎의 흰 상옷 ()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으니,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겉의 한 겹의 흰 상옷이 타지 않은 것은 세속제(世俗諦)가 남아 있음을 뜻함이요, 둘째 속의 한 겹의 흰 상옷이 타지 않은 것은 진제(眞諦)가 없어지지 않았음을 뜻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임신(壬申)년으로부터 지금 당()의 보대(保大) 十년 임자(壬子=서기 五九二)에 이르기까지는 천 九백 十二년이요. 불자가 중국에 전해진 뒤로부터 지금 임자년까지는 무릇 八백 八十 六년을 지냈다.

 

 제一조, 대가섭 존자(大迦葉尊者)

 

 마갈타(摩竭陀) 사람이며, 성은 바라문이다. 아버지의 이름은 음택(飮澤)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향지(香志)였다. 병사왕(甁沙王)과 부()를 겨루면 보습() 하나가 모자라고 마갈타 나라에서 부를 겨루면 더욱 천() 곱이나 앞섰다. 장자(長者)의 보물을 쌓아 놓고, 수신(樹神)에게 가난한 집 부인이 금구슬 얻기를 빌듯이, 탑과 성상()을 장엄하고는 금빛의 아들을 낳아, 금빛의 아내와 짝 지어 주기를 빌었더니, 과연 전생 인연이 맞고 오랜 소원이 맞아서 귀한 부부가 되었으나, 세상에 대한 애착이 없어서 출가할 뜻을 품었다.

 부모가 출가를 허락하자, 곧 세존께 귀의하여 큰 서원을 세우고, 최상의 법을 배우고 계법을 받았다. 맑고 곧게 본바탕을 지키어 아무런 애착도 욕심도 없이 항상 두타행(頭陀行)을 하였다.

 세존께서 살아 계실 때 앉으라 하시고 옷을 주시고, 대중 앞에서 항상 제一이라 칭찬하셨다.

 그때에 큰 가섭이 비구들에게 말했다.

 『부처님의 다비(茶毘)는 끝났다. 금강 사리는 우리들이 관계할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여러 왕과 대신과 장자와 거사들이 최상의 복을 구하기 위해 공양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법보(法寶)나 결집(結集)하여 끊이지 않게 함으로서 말세의 큰 광명이 되어 바른 법이 이어지게 하자.

 그때에, 가섭이 큰 신통으로 수미산 꼭대기에 가서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부처님의 제자들이여,

 열반에 들기를 멈추시고

 신통을 얻은 이는 모두들

 결집의 마당으로 모여 오시오.

 

 이렇게 읊고는 구리 종을 치니, 구리 종 소리는 이 게송을 섞어 삼천대천세계에 퍼져 신통을 얻은 이는 모두가 모였다. 거룩한 대중이 너무 많이 모이니, 마침내는 안으로는 三장()통달하고, 밖으로는 [10]五명()에 밝고, 힘은 여섯 가지 신통이 구족하고, 지혜는 네가지 변재(辯才)가 원만한 이만을 추리게 되었는데 그 수효는 모두 四백九十九명, 모두가 왕사성 근교에 있는 기사굴산(耆闍崛山)의 빈발라굴(賓鉢羅窟)에 모였으니, 빈발라는 七엽암(葉岩)이라 번역한다.

 이때 아난은 번뇌()가 다하지 못한 상태였다. 타심통의 지혜가 있는 발사(鉢闍) 비구가 아난 사형(師兄)이 아직도 탐욕과 번뇌가 다하지 아니하여 성인(聖人)의 무리에 끼일 수 없음을 관찰하고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때, 아난이 혼자 생각했다.

 「나는 부처님을 섬겼고, 계를 범한 적도 없는데 탐욕과 번뇌가 다하지 못해, 성인 축에 들지 못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밤새도록 거닐다가 새벽이 되니, 몹시 피로하여 잠시 누우려는데 머리가 목침에 닿기 전에 깨달음의 지위를 얻어, 기쁨을 이기지 못한채 곧장 빈발라굴로 가서 돌문을 두드렸다.

 그때에 가섭이 굴 안에 있다가 물었다.

 『누가 나의 문을 두드리는가?

 아난이 대답했다.

 『부처님의 시자이던 아난 비구입니다.

 『그대는 번뇌가 다하지 못했으니 들어올 수 없느니라.

 『나는 이미 번뇌가 없는 지위를 얻었읍니다.

 『그대가 이미 무루(無漏)를 증득했다면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의문을 풀게 하라.

 아난이 신통의 힘으로 문고리 구멍을 따라 들어와서 대중 축에 끼니, 五백명의 수효가 찼다 하였다.

 육왕경(育王經)에 말씀하셨다.

 『가섭이 아사세(阿闍世)왕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부처님의 三장()을 결집하려 하니, 대왕께선 나를 위해 단월(檀越)이 되어 주시오.

 아사세왕이 대답했다.

 「여러 큰 스님들께선 부처님의 三장을 남김없이 결집하시기 바라며, 자비를 버리지 마시와 나의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사세왕이 결집의 주인이 되었다.

 그때에, 비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장로(長老)인 큰 가섭에게 물었다.

 「三장 가운데서 어느 것을 먼저 결집하리까?

 가섭이 대답했다.

 「수다라(修多羅=經藏)를 결집합시다.

 그리고는 다시 대중에게 고했다.

 「이 아난비구는 들은 것이 많아 다 지녔고, 큰 지혜가 있으며 항상 부처님을 따라 모셨고, 여래의 청정한 범행을 닦았고, 들은 불법은 그릇의 물을 옮겨 붓듯 남김이 없어 부처님께서 총명하기로 제一이라 하셨으니, 어서 가서 그에게 수다라장을 결집하라고 청해야합니다.

 아난이 공손히 분부를 받들고, 응락한 뒤에 대중들의 마음을 살피면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비구들 여러 권속이

 부처님을 여의니 초라한 것이

 마치 넓은 허공의 별들에

 달이 없는 것 같구나.

 

 이렇게 읊고는 여러 성인들의 발에 절하고 곧 법좌(法座)에 올랐다.

 

 칠사기(七事記)에 말했다.

 그 때에 아난이 법좌에 올라 모든 상호가 존엄한 몸을 부처님과 같이 나타내니, 대중이 이 상서를 보자 세 가지 의혹을 일으켰다. 첫째는 대사(大師)께서 자비한 마음으로 열반에서 일어나 우리들에게 매우 깊은 법을 말씀해 주시는가? 둘째는 다른 세계의 부처님이 석가모니께서 열반에 드신 것을 아시고 우정 오셔서 묘한 법을 말씀해 주시는가? 세째는 아난이 성불하여 우리들에게 설법을 하는가? 이때 아난이 말했다.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때 부처님이 어느 성, 어느 곳에서 아무 경을 말씀 하셨다.

 그 경의 마지막에는

 「사람과 하늘들이 절을 하고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는 곧 자리에서 내려와 본래의 몸으로 돌아가니 보살들은 그것이 세존의 가피력(加被力)이었음을 알고, 모든 의혹이 풀렸다.

 이때, 가섭이 비구들에게 물었다.

 「아난의 말이 틀림이 없는가?

 비구들이 대답했다.

 「세존의 말씀과 다르지 않읍니다.

 이에 가섭이 다시 우파리(優波離)에게 율장(律藏)을 결집하라 명했고, 다음은 가전연(迦旃延)에게 논장(論藏)을 결집하도록 명하였다. 가섭이 곧 [11]원지(願智)삼매에 들어 결집한 삼장을 관찰하니 조금도 잘못됨이 없었다. 이로 인해 끊이지 않고 널리 퍼졌다.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참회경(懺悔經)에는 세 가지 아난이 있으니, 첫째는 아난타(阿難陀), 경희(慶喜)라 번역하며, 성문(聲聞)의 법장(法藏)을 지녔고, 상품(上品)의 二승법도 힘과 분수에 따라 지녔다. 둘째는 아난타발라(阿難陀跋羅), 경희현(慶喜賢)이라 번역하며, 중승(中乘)의 법장을 지녔고, 상품의 대승에 대하여 힘과 분수에 따라 지녔으며, 하품(下品)의 소승에 대하여도 간혹 겹쳐서 지녔다. 세째는 아난타바가라(阿難陀婆伽羅), 경희해(慶喜海)라 번역하며, 보살의 대승법장을 지녔고, 하품의 二승법도 간혹 겹쳐서 지녔다.

 [12]태교(台敎)에는 네 가지 아난(阿難)이 있는데 어떻게 넷인가 하면, 첫째는 경희(慶喜)아난이니, [13]장교(藏敎)를 결집했고, 둘째는 현()아난이니, [14]통교(通敎)를 결집했고, 세째는 전장(典藏)아난이니, [15]별교(別敎)를 결집했고, 네째는 해()아난이니, [16]원교(圓敎)를 결집하였다. 그 근본을 말하건대 오직 하나의 금룡존불(金龍尊佛)이요, 그 자취를 말하건대 네 아난이란, 제자가 된다.

 범어(梵語)인 아난은 번역하면 무염(無染)이니, ()는 무()요 난()은 염()이 된다. 이 무염이란 이름을 또 둘로 나눌 수 있으니, 첫째는 모든 번뇌를 끊어버리므로 무염이라 하고 둘째는 벗어나서 닦아 증득하므로 무염이라 한다. 번뇌를 끊어버리므로 무염이라 한 것은 교법을 전한(傳敎) 아난을 이르는 말이요, 벗어나서 닦아 증득하므로 무염이라 한 것은 선법(禪法)을 전한(傳禪) 아난을 이르는 말이다.

 아난이 스승께 묻기를 「부처님의 금란가사(金欄袈娑) 이외에 무엇을 전하였읍니까?」하니, 스승이 「아난아!」하고 불렀다. 아난이 대답을 하니, 스승이 말하되 「문 밖의 깃대를 꺾어버려라」하였다.

 아사세왕(阿闍世王)이 조사(迦葉)에게 설법을 청했는데 조사께서 허락하시고는 법상에 올라 양구(良久)하셨다가 이내 내려오시니, 왕이 묻되 「어째서 제자에게 법을 들려 주시지 않나이까?」하니, 조사께서 대답하시되 「대왕의 지위가 높으시고 덕망이 존중하시옵니다」하였다.

 존자께서 一승법을 드날리어 중생을 이롭게 하시고, 二교()를 펴서 백성들을 제도하니, 진실로 타심통(他心通)을 얻었으되 끝내 <>라는 생각은 없으셨따. 四十五년 동안 세상에 머무시면서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시고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나에게 맡기셨는데 나 이제 나이 늙었으니, 부처님의 승가리(僧伽梨) 옷을 가지고 계족산(鷄足山)에 들어가서 자씨(慈氏)께서 태어나시기를 기다리겠다. 그대는 부처님의 분부를 잘 받들어 바른 법을 퍼뜨려서 끊이지 않게 하라. 나의 게송을 받으라.

 

 법이라고 하는 그 법은 본래의 법이니

 법도 없고 법 아닌 것도 없다.

 어찌 한 법 속에

 법과 법 아닌 것 있을 수 있으랴.

 

 그 때에 가섭이 게송 읊기를 끝내고는 왕사성(王舍城)으로 들어가서 아사세왕에게 하직하려 했으나 왕이 잠들어 만나지 못하였으므로 문지기에게 당부했다.

 『「나는 계족산으로 간다고 왕에게 여쭈라」라고.

 서역기(西域記)에 이렇게 말했다.

 『이 산의 세 봉우리가 닭의 발을 거꾸로 세운 것 같으므로 지어진 이름이다.

 가섭존자가 이 산에 풀자리를 펴고,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아서 생각했다.

 「나는 지금 이 몸에 부처님께서 주신 누더기와 승가리 등을 입었으니, 五十七억 六천만년을 지나 미륵(彌勒) 부처님이 세상이 나오시도록 더럽히거나 해어지지 않게 해야 되겠다.

 그리고는 이어 산신(山神)에게 말했다.

 『만일 아사세왕과 아난이 오거든 들어오게 열어주고 돌아가거든 다시 꼭 닫으라.

 그리고는 바로 멸진정(滅盡定)에 드니,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때에, 아사세왕이 꿈을 꾸었는데 대궐의 대들보가 부러졌다. 깜짝 놀라 깨니, 문밖에 대령했던 사자가 아뢰었다.

 『큰 가섭은 대왕을 하직하고 계족산으로 들어가 열반에 들겠다고 왔었으나 대왕께서 주무시므로 감히 아뢰지 못하였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자 울음을 터뜨리면서 말했다.

 『짐()은 어찌 이다지 박복하여 성인들의 열반을 뵙지 못하는고?

 곧 죽원정사(竹園精舍)로 가서 아난의 발에 절하고 물었다.

 『가섭존자께서 어디에 계시는가?

 이어 아난에게 계족산까지 함께 가자고 하여, 길을 떠났다.

 왕이 산에 이르자 산이 저절로 열렸는데 가섭은 그 안에서 온몸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았다. 왕은 곧 여러 장사들에게 분부하여 향기로운 장작을 쌓아 다비(闍維)를 하려했으나 아난이 왕께 여쭈었다.

 『마하 가섭은 선정으로 몸을 지탱하고 미륵이 강탄하시기까지 부처님의 승가리를 가지고 기다리다가 그것을 전하고서야 열반에 드실 것이니, 절대로 태워서는 안 됩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갖가지로 공양하다가 슬픔이 복바치자 발에 절을 하고는 선정의 몸을 하직하고서 아난에게 다시 왕사성으로 들어가자고 하여, 왕과 아난이 산을 나서자마자 산은 여전히 전과 같이 합쳤다.

 조사께서 열반에 드신 때는 주()의 제八대, 효왕(孝王) 五년 병진(丙辰)이었다. 정수(淨修)선사가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장하도다 가섭이여,

 부처님 마음을 비밀히 받았네.

 몸에는 한 벌의 옷을 걸치고

 입은 바다런가 천 길의 깊이로다.

 

 위의와 질서에 의하여

 짙은 미혹을 모두 건진다.

 자씨를 만나지 못했기에

 우선 계족산에 입정했네.

 

 제二조, 아난(阿難)존자

 

 왕사성(王舍城) 사람이며, 성은 찰제리(刹帝利), 아버지는 백반왕(白飯王)으로서 부처님의 四촌 동생이다. 전생에는 금룡존불(金龍尊佛)이더니 금생에 여래에게 제도되어 법당(法幢)을 세우고 六만 대중을 교화하였으며, 부처의 해(佛日)를 높이 달아 미혹한 무리를 널리 비추고, 총명과 지혜가 높아 많이 아는 이(多聞) 중에서 제一이었다.

 조사께서 거닐으시다가 어느 대밭 가에 이르니, 어떤 비구가 부처님의 게송을 잘못 외우기를,

 

 사람이 백년을 살아도

 장마 물과 옹달샘의 물을 보지 못하면

 하루를 살아서

 그것을 보는 것만 같지 못하다.

 

 아난이 이 말을 듣고 탄식했다.

 「세상의 어떤 범부는 부처님의 뜻은 알지도 못하고, 공연히 [17]四베다(吠駄)만을 쌓아두고 있으니, 빈몸으로 조는 것만 못하리라.

 이렇게 탄식하고는 비구들에게 말했다.

 「이는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다. 지금 내가 부처님의 게송을 읊으리니 들으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사람이 백년을 살아도

 부처님의 기밀을 알지 못하면

 하루를 살면서 분명히 알아

 깨닫는 것만 같지 못하다.

 (나머지는 보림전(寶林傳)의 말씀과 같다)

 

 그때에 아난이 상나화수(商那和修)에게 말했다.

 「여래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내가 전해받았고, 내가 이제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대는 나의 가르침을 널리 펴서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는 다시 말전지(末田底)에게 말씀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대에게 예언하신 바가 있으니, 내가 멸도한지 一백二十년에 계빈국(罽賓國)에 말전지라는 비구가 있어 불법을 크게 떨치리라 하셨느니라.

 그때에 상나화수가 말전지와 더불어 함께 아난존자를 섬겼는데 말전지는 제자가 없고, 상나화수는 제자가 하나 있었으니, 우바국다(優婆麴多)라 하며, 인도 나한종(羅漢宗)의 우두머리였다

 그때에 아난이 법을 전하고 다음과 같이 송했다.

 

 본래 있음의 법(有法)을 전했더니

 전한 뒤엔 없음의 법(無法)이라 하더라.

 제각기 깨달았으니

 깨달은 뒤엔 없음의 법(無法)도 없더라.

 

 조사께서 법을 전하시고는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十八종의 변화를 일으키다가 [18]풍륜분신삼매(風輪奮迅三昧)에 들어 몸을 네 조각으로 내니, 한 몫은 도리천(忉利天)에 바치고, 한 몫은 사갈라용왕(沙竭羅龍王)에게 바치고, 한 몫은 비사리왕(毘舍離王)에게 바치고, 한 몫은 아사세왕에게 바치니 모두가 탑을 세워 공양하였다.

 아난이 열반에 든 때는 중국의 주()의 제十대 여왕(厲王) 十二년 계사(癸巳)였다.

 정수(淨修)선사가 찬탄하였다.

 

 들은 것 많은 경희(慶喜=阿難)

 법의 깃발을 드높이 세웠다.

 부처님의 황금 게송을 전했고

 조사의 은빛 항아리를 이었다.

 

 자비가 제一이시고

 지혜가 겨울이 없다.

 음광(飮光)여래의 후계이시니

 가을 강의 달빛일런가.

 

 제三조, 상나화수(商那和修)존자

 

 또는 상낙가(商諾迦)라 하며, 인도에서 자연히 아홉가지로 뻗는 풀 이름이다. 마돌라(摩突羅) 나라 사람이며 성은 비사다(毘舍多), 아버지의 이름은 임승(林勝)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교사야(嬌奢耶)였다. 어머니의 탯속에서 六년만에 태어나 이내 출가하니, 몸에 걸쳤던 옷이 저절로 九조()의 가사가 되었다.

 경희(慶喜)의 법을 받아 중생을 많이 제도하고, 큰 등불노릇을 하다가 말했다.

 『부처님께서 예언하시기를 「내가 멸도한 뒤 二백년에 성인이 나서 나의 법을 이으리라」하셨느니라.

 그리고는 곧 삼매에 들어 관찰하니, 타리국(利國)에 선의(善意)라는 장자가 있는데 성은 수타(首陀)요 장차 세 아들을 낳으면 막내가 출가하여 자기의 법을 이어 크게 드날릴 것을 알았다.

 「나는 조그마한 신통을 부려 거기에 가 봐야 되겠다.

 아무도 거느리지 않고 혼자서 가니, 장자가 절을 하고 물었다.

 『존자께서 멀리까지 오셨는데 무슨 소원이 있으십니까?

 존자가 대답했다.

 『나는 홀홀단신으로 혼자 왔소. 권속을 얻어 불법으로 인도할 생각이요.

 『나는 세속을 즐겨야겠으니 출가를 못합니다. 나중에 자식을 낳거든 스님께 드리겠읍니다.

 『좋소.

 그리고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때 장자는 이내 세 아들을 이어서 얻었는데 위로 두 아들은 출가를 원하지 않고, 세째인 우바국다(優婆麴多)가 十七세가 되자, 조사는 그 아버지에게 가서 말했다.

 『부처님께서 예연하시기를 「이 아이는 내가 멸도한 뒤 二백년에 제四조가 되어 무수한 무리를 제도하리라」하셨소.

 아버지가 이 말을 듣자 곧 존자의 말에 복종하여 출가를 허락하셨다.

 존자께서 우바국다에게 물었다.

 『그대는 몇살인가?

 국다가 대답했다.

 『十七세입니다.

 『그대의 몸이 十七세인가? 성품이 十七세인가?

 『성품이 十七세는 아닙니다.

 그리고는 다시 조사께 여쭈었다.

 『스님께서는 마음이 희십니까? 머리가 희십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머리카락이 흰 것이지 마음도 머리도 아니니라.

 그는 조사의 곁에 三, 四년 동안 있다가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바로 성인의 과위(聖果)를 증득하였다.

 그때에 상나화수가 우바국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큰 법안(法眼)을 가섭(迦葉)에게 전하셨고, 그렇게 차츰차츰 전하여 나에게 이르렀는데 이제 나는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대는 나의 게송을 받으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법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며,

 마음도 없고 법도 없도다.

 이 마음의 법을 말할 때에

 이 법은 마음의 법이 아니다.

 (자세한 것은 보림전(寶林傳)에 있다.)

 

 상나화수존자께서 열반에 드신 것은 주()의 제十一대 선왕(宣王) 二十三년 을미(乙未)였다.

 정수(淨修) 선사가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태의(胎衣)존자이시여,

 어둔 방의 밝은 등이라.

 인간과 하늘의 눈과 귀요

 불법 안의 팔과 다리라.

 

 마음도 아니요, 물질도 아니며

 줄지도 늘지도 않는다.

 장하여라! 거룩한 성인이시여

 깨달음의 바다에 큰 붕새().

 

 제四조, 우바국다(優婆麴多)존자

 

 타리국(利國)사람이요, 성은 수타(首陀)이며, 부처님께서 예언하시기를,

 「선문(禪門)의 네째 조사로서 많은 중생을 제도하되 오늘의 나와 같을 것이요, 현겁(賢劫) 동안에 성불하면 무상호여래(無相好如來)라 부르게 될 것이다」

하신 분이다.

 十七세에 출가하여 二十세에 도를 이루고는 곳곳으로 다니면서 교화하다가 마돌라국(摩突羅國)에 이르니, 대중이 구름같이 모이므로 보름동안 설법을 하였는데 하늘에서 꽃이 내리고, 땅에서 신()이 솟아 법을 듣다가 모두가 해탈을 얻었다. (자세히는 보림전에 말한 바와 같다)

 그때에, 우바국다가 한 사람을 제도하면 네 치 짜리 산가지() 하나씩을 모았는데 석실(石室) 하나에 가득하였다. 석실은 높이가 열 여섯자요, 가로와 세로도 그러하였다. 그 최후에 제도된 이의 이름이 제다가(提多迦)였는데 출가할 생각이 간절하거늘 조사께서 물었다.

 『마음이 출가하는가? 몸이 출가하는가?

 제다가가 대답했다.

 『내가 출가하러 온 것은 몸이나 마음을 위해서 이익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무엇을 출가하는가?

 『출가한 것은 <>를 없애기 위해서이니 <>를 없애기 때문에 마음이 생멸치 않고, 마음이 생멸치 않으므로 항상합니다. 항상하므로 부처님도 항상하니, 마음은 형상이 없 고 그 본체도 그러합니다.

 『그대가 크게 깨닫는 날엔 마음이 활짝 열리리니 불법 안에서 항하사 같이 많은 무리를 제도하리라.

 조사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이 정법안장(正法眼藏)을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대는 잘 퍼뜨려서 끊이지 않게 하라. 나의 게송을 받으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송했다.

 

 마음은 본래부터의 마음이니

 본래 마음에는 법이 없도다.

 법도 있고, 본래의 마음도 있으나

 마음도 아니요 본래의 법도 아니다.

 

 조사께서 법을 전하시자 바로 열반에 드시니 제자인 제다가가 석실안의 산가지()를 꺼내어 쌓아놓고 불을 질러 다비하여 사리를 거두어 탑을 세우고 공양하였다. 이때는 주()의 제十三대 평왕(平王) 三十一년 경자(庚子)였다.

 정수(淨修) 선사가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우바국다 존자께서는

 변재가 강물 내쏟듯 하시고

 법의 산이 드높고

 도의 숲이 빽빽하였다.

 

 산가지가 석실에 가득하였고

 시체를 마왕에 씌워 놀라게 했다.

 성품이 十七세가 아니라니

 깨달음은 찰나 사이에 있었다.

 

 제五조, 제다가(提多迦)존자

 

 마가타(摩迦陀) 나라 사람이며 속가에 있을 적에 아버지가 꿈을 꾸었다. 황금 해가 지붕을 뚫고 솟아서 큰 광명을 뿜어 어느 보배산(寶山)을 비추는데 산 꼭대기에는 샘이 솟고 있었다. 처음의 이름은 향중(香衆)이라 했다가 아버지의 이런 꿈에 의하여 제다가라고 고쳤으니, 번역하면 통진량(通眞量=진리의 한계에 통한다)이 된다.

 우바국다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그대에 관해 예언하시기를 「내가 열반에 든 뒤 一백년만에 반드시 한 사람이 도과(道果)를 증득하리라」하셨느니라.

 또 그 아버지의 꿈을 해석했다.

 『보배산은 나의 몸이요 광명은 그대의 지혜요 지붕에서 솟은 것은 출가하는 것이요 산꼭대기의 맑은 샘은 위없는 법이니라.

 제다가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다음과 같이 송하였다.

 

 높고 높은 七보의 산에서

 끊임없이 지혜의 샘 솟아

 참법의 맛으로 변하니

 인연 있는 무리를 모두 건진다.

 

 이에 우바국다 존자께서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의 법을 그대에게 전하노니

 큰 지혜가 나타나리라.

 황금빛 해가 지붕에서 솟아

 천지를 두루 비추리라.

 

 그때에 제다가는 국다의 게송을 듣자 합장하고 우러렀다. 법을 물려받은 뒤로 여러 지방을 돌면서 많은 중생을 제도하였다. (자세한 것은 보림전(寶林傳)에 실려 있다)

 그때에 미차가(彌遮迦)가 八천 선인(仙人)의 우두머리로서 출가하기를 원하니 제다가존자가 말했다.

 『그대들이 출가하려거든 제각기 부처님을 생각하고, 삭도(削刀 · 머리깎는 칼)에 의존하지 말라. 생각함에 따라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맑아질 것이요, 부처님을 공경함으로써 옷에서 가사가 생기어 단상(檀相)으로 변해질 것이다.

 그때에 선인들이 제각기 부처님을 생각하고 공경하는 까닭에 머리카락과 수염이 저절로 깎기고 가사가 몸에서 솟았으며 마음이 물러서지 않아 모두가 거룩한 과위를 얻었다.

 그때에 제다가가 미차가에게 말했다.

 『여래께서 정법안장(正法眼藏)을 가섭에게 전하셨고, 차츰차츰 전하여 나에게 이르렀는데 내가 이제 이 법안(法眼)을 그대에게 전하노니 나의 게송을 들으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근본 법의 마음을 통달하면

 법도 없고 법 아님도 없다.

 깨닫고 난 뒤엔 깨닫지 못함과 같으니

 마음이 없어지면 법도 없게 된다.

 

 조사께서 게송 읊으시기를 마치자 삼매의 불이 솟아 몸을 태우니 제자인 미차가(彌遮迦)가 사리를 거두어 반다산(班茶山)에 탑을 세우고 공양하였다.

 이때는 주()의 제十五대 장왕(莊王) 七년, 기축(己丑)이었다.

 정수(淨修)선사가 찬탄하였다.

 

 제다가 대사께서

 <> 없음으로 출가하였네.

 감관도 경계도 깨달아 알고는

 허공꽃을 면했네.

 

 몸은 형상이 아니요

 진리는 어금니에서 나온다.

 간 곳마다 중생을 돕거니

 어찌 국한됨이 있으랴.

 

 제六조, 미차가(彌遮迦)존자

 

 중인도(中印度) 사람이며, 제다가(提多迦)의 법을 전해 받았다. (자세한 것은 보림전과 같다)

 그때에 미차가가 법을 받고서 간 곳마다 무리를 제도하는데 무리 가운데 파수밀(婆須密)이란 이가 있다가 출가할 뜻을 밝혔다. 이때 제다가 존자께서 말했다.

 『부처님이 살아 계실 적에 북천축(北天竺)에 이르러 아난(阿難)에게 말씀하되 「내가 열반에 든지 三백년 뒤에 이 땅에 한 성자(聖者)가 큰 성받이인 파라타(波羅墮) 집안에 태어나 파수밀이라 불리우리니, 모든 조사 가운데서 일곱째가 되리라」하셨는데 부처님께서 그대에 관해 예언하신 내용은 내가 알 바는 아니거니와 그대는 어서 출가하여 더러운 그릇을 버리고 성스러운 과위를 증득하도록 하라.

 그때에 파수밀이 술그릇을 버리고 합장하고 절을 할 때 지난 일을 스스로 깊이 깨닫게 되었다.

 『내가 지난 세상 한량없는 겁에 보배 자리(寶座)를 제七불께 보시하였더니 나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현겁(賢劫) 동안에 부처가 되어서 선문 조사 가운데서 일곱째가 되리라」하셨는데 지금 이 존자의 말씀과 같구나!

 이렇게 옛 인연을 깊이 깨달아 마치 잠에서 깨난 것 같아 말하였다.

 『존자께서는 큰 자비로 나를 인도해 주소서.

 그때에 미차가가 곧 출가케 하고 계를 주었다. 할 일을 다 끝내고 스스로가 깊이 깨닫자 법을 전하고 게송을 읊어 주었다.

 

 마음이 없어서 얻을 수도 없거늘

 이름없는 법을 얻을 수 있다 하네.

 마음이 마음 아닌 줄 깨달으면

 비로소 마음과 마음의 법을 알리라.

 

 조사께서 입멸하신 때는 주()의 제 十八 양왕(襄王) 十七년 병신(丙申)이었다.

 정수(淨修) 선사가 찬탄하였다.

 

 미차가 조사는

 [19]五통()의 선법을 익히더니

 스승의 법 바름을 만나서

 자기의 마음 치우침을 깨달았네.

 

 여래의 깨달음을 깨달으니

 현묘(玄妙)하고도 현묘하여라.

 신통으로 열반에 드시니

 八부()대중이 눈물을 흘리네.

 

 제七조, 바수밀(婆須密)존자

 

 북천축(北天竺) 사람이며 미차가(彌遮迦)의 법을 전해 받고는 혼자 다니면서 덕화를 펴 많은 중생을 제도하다가 가마라(迦摩羅) 나라에 이르러 큰 불사를 벌리는데 그 자리 앞에 불타난제(佛陀難提)라는 큰 학자가 나서서 물었다.

 『진리를 토론할 줄 아십니까?

 조사께서 대답했다.

 『토론할 수 있다면 진리가 아니요, 진리라면 토론할 수 없다. 만일 진리를 토론하려면 끝내 진리를 토론하는 것은 아니니라.

 불타난제가 조사의 이 말씀을 듣고 마음 깊이 공경하고 승복하여 곧 출가하기를 원하니, 조사께서 곧 허락하여 계를 주었고 이어 과위를 증득하매 법을 전하면서 게송을 주었다.

 

 마음이 허공계()와 같으므로

 허공과 같은 법을 보여 주노라.

 허공을 증득할 때엔

 옳은 법도, 그른 법도 없으리.

 (자세한 것은 본전(本傳)과 같다)

 

 바수밀 존자께서 열반에 드신 때는 주()의 제二十一대 정왕(定王) 十九년 신미(辛味)였다.

 정수(淨修)선사가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조사 바수밀께서

 미차가의 제자가 되었네.

 미혹과 깨달음이 본래 같으니

 너와 나가 하나이다.;

 

 손에는 술잔을 들었고

 머리에는 부처의 해를 이었네.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가.

 누가 얻고 누가 잃었으랴.

 

 제八조, 불타난제(佛陀難提)

 

 가마라국(迦摩羅國) 사람이며 성은 구담바(瞿曇婆)씨였다. 태어날 때부터 정수리에 구슬이 있었는데 구슬빛이 아주 찬란하였다. 나이가 四十이 되어서야 바수밀을 만나 출가하게 되었고, 이내 성스러운 과위를 증득하고는 다니면서 교화를 펴다가 제가국(提迦國)에 이르렀을 때 복타밀다(伏駄密多)라는 사람이 있다가 조사께 게송으로 물었다.

 

 부모가 나의 친한 이가 아니거니

 누가 나의 가장 친한 이인가?

 부처님들이 나의 도가 아니거니

 누가 나의 가장 옳은 도인가?

 

 이에 조사께서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대의 말이 마음과 친한다면

 부모와 견줄 바 아니요

 그대의 행이 도와 합하면

 부처님들의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밖으로 형상있는 부처를 구한다면

 법과는 비슷하지도 못하거니와

 그대의 근본 마음을 안다면

 합함도 아니요 여읨도 아니리.

 

 그때에 복타밀다는 존자의 이런 묘한 설법을 듣고 다섯 활개를 땅에 던져 정중하고 공경하며 절을 하니 존자께서 출가케 하시고 이어 성인들께 명하여 구족계(具足戒)를 주게 하였다.

 그때에 불타난제 조사께서 복타밀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대법안(大法眼)을 가섭에게 전하셨고, 차츰차츰 전하여 내가 여덟째가 된다. 그대는 나의 법보(法寶)를 받아 끊이지 않게 하라. 나의 게송을 들으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허공은 안팎이 없고

 마음 법도 그러하다.

 허공의 까닭을 깨달으면

 진여의 이치를 통달한 것이다.

 (자세한 것은 본전(本傳)에 있는 것과 같다)

 

 조사께서 열반에 드신 것은 주()의 제二十四대 경왕(景王) 十二년 병인(丙寅)이었다.

 정수(淨修)선사가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불타난제 조사께서

 미혹의 무리를 크게 교화하시니

 마음은 안팎이 없고

 법은 높고 낮음이 없다.

 

 五천축에서 토론의 장수요

 三계에서 구름의 사닥다리라

 우뚝한 참모습의 기상이여,

 남쪽 · 북쪽 · 동쪽 · 서쪽이로다.

 

 제九조, 복타밀다(伏駄密多)

 

 제가국(提迦國) 사람이며, 성은 비사라(毘舍羅)였다. (자세한 것은 본전과 같다) 불타난제에게 법을 받고는 중인도(中印度)에 가서 큰 불사를 하여 많은 사람들을 교화했는데, 백 천 사람 중에 향개(香盖)라는 장자가 있었고, 그에게는 난생(難生)이라는 아들이 있어 조사에 의해 출가하기를 원했다.

 조사께서 받아들여 주시니 부지런히 수행하여 겨드랑을 땅에 대지 않았으므로 협()존자라 부르게 되었다.

 그때에 복타밀다가 난생비구에게 말했다.

 『여래께서 정법안장을 가섭에게 전하셨는데 차츰차츰 전하여 지금의 나에게 이르렀고, 이제 나는 그대에게 이 법장을 전하려 하니 그대는 잘 간수하여 끊이지 않게 하라. 나의 게송을 들으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송했다.

 

 진리는 본래 이름이 없지만

 이름에 의하여 진리를 나타내나니

 진실한 법을 알아들으면

 참도 아니요 거짓도 아니다.

 

 조사께서 게송을 마치시자 잠자코 선정에 드시니 하늘들은 꽃을 뿌려 공양하였다. 이때, 협존자가 향기로운 장작으로 화장하여 사리를 얻고 탑을 세워 공양하였다. 이때는 주()의 제二十六대 경왕(敬王) 三十五년 갑인(甲寅)이었다.

 정수(淨修)선사가 찬탄하였다.

 

 복타밀다 존자시여,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五十까지 말을 않고

 五十세까지 걷지 못했다.

 

 갑자기 큰 스승을 만나

 홀연히 무생(無生)의 법을 증득했네.

 벼랑의 솔은 지조(志操)가 있는데

 지저귀는 새떼는 길을 잃었네.

 

 제一0, ()존자

 

 중인도(中印度) 사람이며 복타밀다의 법을 받고 여러 중생을 두루 교화하면서 화씨국(花氏國)에 이르니 보신(寶身)이라는 장자가 일곱 아들을 거느리고 있는데 막내의 이름이 부나야사(富那耶奢)였다.

 존자께 사뢰었다.

 『제가 지금 출가하기를 원하는데 제도하여 주십시오.

 존자께서 곧 출가시켜 주니 이내 과위에 올랐다. 이에 법을 전해 주고 게송을 전했다.

 

 참 본체는 자연히 참되니

 참됨에 인하여 진리가 있다 한다.

 참으로 참된 법을 깨달으면

 다님도 없고 그침도 없다.

 

 조사께서 법을 전하시자 삼매의 불이 일어나서 스스로의 몸을 태우니 야사(耶奢)존자가 사리를 거두어 탑을 세우고 공양하였다. 이때는 주()의 제二十八대 정왕(貞王) 二十二년 계해(癸亥)였다

 정수(淨修)선사가 찬탄하였다.

 

 거룩한 협존자 님이시여,

 사랑과 미움을 초월하였네.

 부피는 허공과 같은데

 ()만은 우뚝하셔라.

 

 참 본체는 자연스러우셔서

 참에 의하여 서술하시고

 세상 사람들 어리석기에

 뜻의 말(意馬)을 내달린다.

 

 제一一조, 부나야사(富那耶奢)

 

 화씨국(花氏國) 사람이며 성은 구담씨(瞿曇氏)였다. 형제 七인 가운데 가장 어린이로서 마음이 밝고 두루 통달하여 구하는 바가 없었다.

 법을 받은 뒤에 널리 퍼뜨리면서 차츰차츰 교화하여 파라나(波羅奈)라는 성에 이르니 마명(馬鳴)이라는 장자가 있다가 조사께 물었다.

 『나는 부처님을 알고싶은데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존자가 대답했다.

 『그대가 부처를 알고자 한다면 지금 모르는 것이 그것이니라.

 『부처도 모르는데 어찌 그것인 줄 알겠읍니까?

 『그대는 이미 알지 못한다 했거늘 어찌 아닌 줄을 알겠는가?

 『이는 톱의 이치(鉅義)입니다.

 『그것은 나무의 이치(木義)입니다.

 그리고 도리어 물었다.

 『톱의 이치란 무엇입니까?

 마명이 대답했다.

 『스승과 함께 벗어났읍니다.

 그리고는 도리어 물었다.

 『나무의 이치란 무엇입니까?

 조사께서 대답했다.

 『그대는 나에 의해 쪼개졌느니라.

 이때, 마명은 조사의 뛰어난 토론을 듣고 감복하여 출가할 결심을 하였다.

 (자세한 것은 그의 전기에 모두 있다.)

 그때에 부나야사가 마명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주노니 그대는 잘 퍼뜨려서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는 게송을 말씀하셨다.

 

 미혹과 깨달음은 숨음과 드러남

 밝음과 어두움이 서로 떠나지 않는다.

 이제 숨음과 드러남의 법을 너에게 전하노니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니라.

 

 이때에 마명은 조사의 게송을 듣고 몹시 기뻐하였고, 조사는 법을 전한 뒤에 신통을 나타내어 자유로이 날아다니다가 본자리로 돌아와서 적정에 들었으니 때는 주()의 제三十三대 안왕(安王) 十四년 무술(戊戌)이었다.

 정수(淨修)선사가 찬탄하였다.

 

 부나야사 존자이시여,

 지혜는 수미산 같도다.

 다음엔 가고 옴이 없고

 몸에는 쇠퇴와 번영을 등졌다.

 

 밝음과 어둠과 숨음과 드러남이여!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네.

 당장에 분명히 붙잡아서

 행여라도 다시는 어긋나지 마시라.

 

 제一二조, 마명(馬鳴)존자

 

 파라나국(波羅奈國) 사람이다. (자세한 것은 본전과 같다)

 그때에 마명존자가 비라(毘羅)에게 말했다.

 『내가 이제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맡기노니 그대는 잘 퍼뜨려서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 나의 게송을 들으라.

 다음과 같이 송했다.

 

 숨거나 드러남이 본래의 법 아니요

 밝고 어두움은 원래 둘이 아니다.

 이제 깨달은 법을 그대에게 주노니

 취할 것도 아니요 버릴 것도 아니다.

 

 조사께서 열반에 드신 때는 주()의 제三十五대 현왕(顯王) 二十七년 갑오(甲午)였다.

 정수(淨修)선사가 찬탄하였다.

 

 마명존자께서

 화씨성을 교화하시니

 마왕의 궁전이 안개처럼 사라지고

 부처님의 동산에 바람이 맑다

 

 내가 부처를 알고자 하니

 모르는 것은 분명하다.

 현묘한 견해 아님이 없으나

 발을 움직이면 먼지가 인다.

 

 제一三조, 비라(毘羅)존자

 

 그는 화씨성(花氏城) 사람이었다. (자세한 것은 본전과 같다.)

 그때에 바라존자가 용수(龍樹)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대는 잘 간직하여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 나의 게송을 들으라.

 다음과 같이 송하였다.

 

 숨거나 드러남이 아닌 법을

 이것을 진실의 경지라 한다.

 이 숨거나 드러난 법을 깨달으면

 어리석음도 아니요, 슬기로운 이도 아니다.

 

 바라존자께서 열반에 드신 것은 주()의 제二十七대 난왕(?)四十一년 임진(壬辰)이었다.

 정수선사가 찬탄하였다.

 

 비라대성이시여!

 땅을 가리키매 마왕(魔王)

 스님의 가르침에 의하여

 참되고 항상한 진리를 활짝 깨치게 하셨네.

 

 누가 어리석고 누가 약은가.

 누가 옳고 누가 장한가.

 공덕의 향기요 지혜의 난초이니

 성품이 밝아 얼음 같고 서리 같다.

 

 제一四조, 용수(龍樹)존자

 

 서천축(西天竺) 사람이었다. (자세한 것은 그의 전기에 쓰여 있다)

 그때에 용수가 제바(提婆)에게 말했다.

 『내가 이제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대는 받아 지니라. 내가 게송을 말하리라.

 다음과 같이 송했다.

 

 숨거나 드러난 법을 밝히기 위해

 해탈의 이칠르 말하네.

 법에 대하여 깨쳤다는 생각 없으면

 성냄도 없고 기쁨고 없네.

 

 용수존께서 적연(寂然)의 선정에 드시니 때는 진()의 제三대 시황제(始皇帝) 三十五년 기축(己丑)이었다.

 정수(淨修)선사가 찬탄하였다.

 

 용수보살이시여,

 용을 교화함이 임무였었네.

 마음은 부처의 마음을 환하게 깨치고

 머무르되 머무름이 아니더라.

 

 몸은 둥글 달로써 나타나고

 법은 단비(膏雨)인양 흐른다.

 제바가 인연이 맞아

 그윽한 진리를 다 알았다.

 

 제一五, 가나제바(迦那提婆)존자

 

 그는 남인도(南印渡) 사람이며, 성은 비사라(毘舍羅)였다. (자세한 것은 그의 전기에 있다)

 그때에가나제바 존자께서 라후라다(羅候羅多)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대는 잘 전하여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 나의 게송을 들으라.

 다음과 같이 송했다.

 

 본래 남에게 법을 전하는 뜻은

 해탈의 이치를 말하기 위함인데

 법에는 실제로 증득할 바 없으니

 마지막도 시작도 없는 것일세.

 

 이 조사께서 열반에 드신 것은 전한(前漢)의 제四대 문제(文帝) 十九년 경진(庚辰)이었다.

 정수(淨修)선사가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가나제바 존자이시여,

 도덕의 봉우리가 우뚝하시네.

 향기로운 코끼리를 돌리시고

 사자의 황금털(金毛)을 불어 누이시었네.

 

 재치가 빠르심은 벼랑의 번개요

 웅변이 도도함은 가을철 파도일세.

 처음도 마지막도 깨달을 바 끊이시니

 국왕의 칼날도 겁내지 않으셨네.

 

 제一六조, 라후라()존자

 

 그는 비라국(毘羅國) 사람이며 성은 범마(梵摩)요 아버지의 이름은 정덕(淨德)이었다. (자세한 것은 그의 전기에 있다)

 그때에 승가난제(僧伽難提))가 조사께 물었다.

 『법은 증득할 수가 있읍니까? 취하거나 버릴 수가 있읍니까? 있거나 없거나가 있읍니까? 안이나 밖이 있읍니까? 바라건대 존자께서는 자비로써 설명해 주십시오.

 존자께서 게송으로 대답해 주셨다.

 

 법은 진실로 증득할 수가 없으며

 취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다.

 법은 있거나 없거나 하는 모습 아니거늘

 안과 밖이 어떻게 일어나리요?

 

 조사께서 열반에 드신 때는 전한(前漢)의 제六대 무제(武帝) 十六년 무진(戊辰)이었다.

 정수(淨修)선사가 다음가 같이 찬탄하였다.

 

 라후라다 존자의 도덕을

 어찌 입으로 다 말하랴.

 스승의 간곡하신 설법에 따라

 이내 깨달음에 드시었다.

 

 해와 달을 높이 들었고

 하늘 · 땅을 두루두루 비치시었다.

 취할 숟 버릴 수도 없는 법을

 자손들께 전해 주셨네.



[1]1, 현겁(賢劫)··현재의 一대겁(大劫)은 세계가 형성되어()되어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이윽고 변화하기 시작해서() 끝내는 무너지는() 네 단계의 겁으로 되어 있는데 그 一대겁을 현겁이라 하며 이 대겁동안에 수 많은 현인(賢人)이 나와 중생을 제도하므로 현겁이라 함.

[2] 2, 장엄겁(莊嚴劫)··현겁 이전에 있던 과거의 겁()의 이름. 이 장엄겁 동안에 화광불(華光佛)로부터 비사부불(毘舍浮佛)에 이르는 一천의 부처님이 나셨다고 함.

[3] 3, 성수겁(星宿劫)··현겁이 지난 다음에 오는 겁의 이름. 이 성수겁 동안에는 일광불(日光佛)로부터 수미상불(須彌相佛)에 이르는 一천의 부처님이 나오신다고 함.

[4] 4, 보처(補處)··부처님이 가신 뒤 다음의 부처님이 그 자리를 이어서 매운다는 뜻.

[5] 5, 임등(林藤)··아주 섬약한 청묘(靑苗).

[6] 6, 속산왕(粟散王)··변방에 흩어져 있는 소국(小國)의 왕.

[7] 7, 불용처정(不用處定)··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과 같음. 아무 것도 거기에 변재하지 않는 삼매의 경지를 불용처(不用處), 또는 무소유처(無所有處)라고 하며 그러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선정(禪定)을 불용처정, 또는 무소유처정이라 함.

[8] 8,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앞의 불용처정과 같은 일체의 무소유상(無所有想)자리도 초월하여 표상(表象)이 있는 것도 아니고 표상이 없는 것도 아닌 삼매의 경지를 비상비비상처라고 하며 그러한 경지에 들기 위한 선정을 비상비비상처정이라고 함.

[9] 9, 천폭륜상(千輻輪相)··부처님이 갖추고 있는 三十二상 중의 하나로 발바닥에 있는 무늬를 말함. 즉 족문(足紋).

[10] 10, 오명(五明)··인도에서는 학문을 다섯 가지로 구분했는데 그 다섯 가지를 오명이라 함. 즉 다섯 가지 학문이란 뜻이며, 이 때 「明」은 사물을 밝힌다는 뜻으로 구명(究明), 증명(證明). 그 다섯은 성명(聲明)-문법과 훈고(訓告)의 학문 공교명(工巧明)-기술 공예 역수(曆數)의 학문 의방명(醫方明)-의학 약학 주술등의 학문 인명(因明)-논리한 내명(內明)-자기 종교의 취지를 밝히는 학문

[11] 11, 원지(願智)··원하는대로 생기는 묘지(妙智). 여래에게 갖추어져 있는 덕의 하나.

[12] 12, 태교(台敎)··천태종(天台宗), 또는 천태종의 가르침.

[13] 13, 장교(藏敎)··천태종에서는 중생 교화를 위한 가르침을 네 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그 중의 첫째 단계 불교로서의 초보적 단계로 간주되는 이 단계의 가르침에는 공()의 참뜻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해서 비판을 받기도 한 가르침이다.

[14] 14, 통교(通敎)··천태종에서 말하는 교화의 네 단계 중 둘째 단계의 가르침. 三승 즉 성문 연각 보살에 통하는 가르침으로 대승의 초입문(初入門). 열반경이 그러한 가르침에 속함.

[15] 15, 별교(別敎)··통교에 이어 세째 단계. 보살만을 위한 가르침으로서 점차로 수행하며 단계적으로 깨달아 이윽고 부처가 도는 가르침. 네 가지 가르침 중 앞의 둘과 뒤의 하나와 다르기 때문에 별교라 하는데 공()에서 가유(假有)의 세계인 현실 세계에 이르러 그 무량한 모습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재하게 대응함을 설하는 가르침. 화엄경이 이에 속하는 경임.

[16] 16, 원교(圓敎)··네째 단계의 가르침으로 원만하고 완전한 가르침.

[17] 17,사베다(四吠駄)··베다(吠駄)는 고대(古代) 인도의 바라문교의 근본성전(根本聖典)을 총칭하며 四베다란 리그 · 베다, 사마 · 베다, 야주르 · 베다, 아달바 · 베다의 네 가지. 이것은 제사의 성격에 따라 제관(祭官)이 다르기 때문에 그 다른 제관이 관장하는 종류에 따라 구별한 것임.

[18] 18, 풍륜분신삼매(風輪奮迅三昧)··일체의 번뇌를 깨뜨리는 삼매. 마치 바람이 자재하게 움직이는 것과 같이 번뇌를 자재하게 깨뜨리므로 얻어진 이름. 풍륜삼매(風輪三昧)라고도 함.

[19] 19, 오통(五通)··다섯 가지 신통.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숙명통(宿命通), 타심통(他心通), 신족통(神足通)의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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