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대장경 제82권

무용당집(無用堂集) 상권

oṃ maṇi padme hūṃ 2026. 2. 26. 00:13

무용당집(無用堂集) 상권

 

 수연(秀演) 지음

 

 이 어사(李御史)에게 드리는 장시(長詩)

 

 시냇 가의 정자에 홀로 앉아 쓸쓸한데

 잠자코 벼랑을 바라보면 반은 단풍 들었다.

 거미들은 어정어정 추녀 끝을 내려오고

 까막까치 지저귀는 그 소리 이상하다

 

 溪亭獨坐正寥寥 默對巖崖楓半紫

 蜘蛛冉冉下眉端 烏鵲噪噪聲甚異

 

 빈 골짜기에 반가와라 발자국 소리 들리나니

 목을 빼고 어깨를 솟구치고 눈과 귀를 세운다

 높은 관(), 큰 신발로 앞에 다가서나니

 놀라 일어 내닫노라 신발을 거꾸로 신다.

 俄聞虛谷跫音喜 引領聳肩擡眼耳

 峩冠巨履忽近前 驚起下堂仍倒

 

 서로 만나 한 번 웃고 미처 말도 하기 전에

 먼저 맞는 두 마음에 너요 나요 다 잊었다.

 온온(溫溫)한 옥 같은 얼굴, 아름다운 수염이거니

 어찌 노중련(魯中連) 저 혼자만이 천하의 선비이랴.

 相逢一笑未及語 兩心先契忘彼此

 溫溫玉貌美鬚 魯連不獨天下士

 

 어찌 듣지 못했는가, 저 옛날 사람들

 三생()을 났다 죽었다 하며 자꾸 변하던 일을-.

 三백년 전의 그 허현도(許玄道)

 三백년 후의 그 배공미(裵公美)였다.

 豈不聞乎古之人 出沒三生翻覆理

 三百年前許玄度 三百年後裵公美

 

 더구나 저 청련(靑蓮)이 귀양살이로 내려왔나니

 다시 나서는 [1]양고(羊祜)지만 전생 성()은 이()이었네.

 당신 미우(眉宇) 바라보면 하늘 사람 분명커니

 아마 옥왕상제(玉皇上帝)의 향안(香案)의 아전이리.

 復靑蓮謫下來 再世羊祜前姓李

 公眉宇亦天人 應是玉帝香案吏

 

 비록 인간 세상 나그네로 잘못 떨어졌어도

 다행히 명주(明主) 만나 한 평생 지내려 기약했다.

 누가 아리, 옥당(玉堂)의 한림(翰林)으로 있다가

 지금에는 호남(湖南)의 새 어사(御史)가 된 줄을,

 雖然誤落客人間 幸逢明主期終始

 誰知玉堂舊翰林 今作湖路新御史

 

 비단결 같은 창자에서 문장(文章)이 흘러날 때

 그 광명이 어찌 만 길에만 그칠 뿐이겠는가?

 새로 지은 내 정자(亭子)에 사운시(四韻詩)를 보냈나니

 마치 백옥 같은 못 가운데 부용꽃이 피어난 듯.

 文章出自錦繡 光焰不啻萬丈止

 和我新亭四韵詩 白玉池面芙蓉起

 

 내일 아침 돌아가려는데 두 길이 모두 막혀

 하루 다시 묵는 그 마음 만리인 듯 멀어라.

 아아, 나는 쇠약하고 목숨 또한 실낱 같아

 흰 머리 누른 잇발, 피부와 살은 다 죽었네.

 明朝欲歸兩遮路 一日更留心萬里

 嗟吾氣衰命如綫 髮白齒黃肥肉死

 

 마치 부셔져 가지 못하는 저 수레와 같거니

 한 가지 일도 못 이루고 부질없이 늙었구나.

 나는 저 [2]미천(彌天) [3]석도안(釋道安)이 아닌데

 당신이야말로 저 사해(四海) [4]습착치(習鑿齒)이네.

 다시 찾음 느껴워라. 단편(短篇) 지어 드리나니

 다 보시고는 가져다 곤륜자(崑崙子)에 보이라.

 正如破車不能行 一事無成徒老矣

 我非彌天釋道安 公是四海習鑿齒

 感公重尋短作篇 看了持示昆崙子

 

 삼가 김석사(金碩士)가 혜영(慧潁)에게 준 장단시(長短詩)에 따름

 

 나는 혜영(慧潁)이 장단시(長短詩)를 요구하매 보고 답하려 하나

 왕장(王張)과 음하(陰何)가 아님을 부끄러워 하나니

 마치 이 백(李白)의 비단결 같은 창자에서 빼낸 듯한데

 두 보(杜甫)가 괴로이 오래 앓음은 배우지 못했구나.

 만일 실로 하늘 마음이 지극히 공평하여 본래 사()가 없다면

 어째서 묘한 재주가 자네와 내가 그처럼 차가 있는가?

 마치 만 이랑 연파(烟波) 위의 큰 돛이

 바람을 타고 바로 끊어 화살처럼 지내가는 것 같구나.

 아아, 나는 쇠약하여 슬픈 생각 일어나나니

 꽃이 지고 봄 경치가 이제 이미 글렀구나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당산(唐山) 사람의 표주박이 괴로이 흐른다는 말을-.

 내열(內熱)로 하여금 내 화답()을 불사르게 하지 말라.

 

 송광사 보광전을 단청하고 새로 고치려는 모연시(松廣寺普光殿丹改新募緣詩)

 

 승평(昇平)을 또한 작은 강남(江南)이라고도 하는데

 서쪽으로 조도(鳥道)를 따라 五十리쯤 가노라면

 산이 있고 또 산이 있어 조계산(曹溪山)이요

 절이 있고 또 절이 있어 송광사(松廣寺)이네.

 昇平亦號小江南 西行鳥道五十里

 有山有山曹溪山 有寺有寺松廣寺

 

 창건한지 언제이며 또 누가 했던가?

 바로 五백년 전의 그 목우자(牧牛子)이네.

 고려(高麗) 때 내리내리 [5]서교(西敎)를 숭앙(崇仰)하여

 그 때의 많은 절에 훌륭한 일 많았나니

 經始何時又何人 五百年前牧牛子

 高麗連葉仰西敎 此寺當時多盛事

 

 十五인의 큰 스님이 차례로 나왔는데

 지금 사람들은 여래(如來)의 사자(使者)라 한다.

 아전(鵝殿)은 높이 솟아 하늘 가까이 있고

 봉방(蜂房)은 옹기종기 빈터 하나가 없네.

 十五大師次第出 至今人稱如來使

 鵝殿嶷嶷有近天 蜂房撲撲無

 

 새벽 종, 저녁 북소리에 뭇 골짜기 껄덕이고

 ()의 병아리, ()의 새끼 천 손가락 다 꼽힌다.

 얼마나 많은 고사(高士)들이 참선하러 왔던고?

 부역(賦役)을 피해 도망쳐 온 백성들은 안 보였네.

 晨鍾暮鼓咽衆壑 鳳雛龍子盈千指

 幾多高士入禪來 不見齊民逃賦至

 

 지금 와서 우리 도()가 못내 괴로와 하나니

 코끼리 가죽에 개 뼈다귀가 여기에 가득하네

 호랑이 떠난 깊은 숲에 여우와 삵이 날뛰나니

 세상 사람들 그들 보기 노로(奴虜)처럼 천대하네.

 即今吾道甚凌遲 象皮狗骨滔滔是

 虎逝深林亂狐狸 世人賤之奴虜視

 

 인천(人天)을 부앙(俯仰)하여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발을 씻건 갓근 씻건 모두 다 제 탓이다.

 묵은 집은 먼지에 묻히고 단청(丹靑)은 다 떨어지고

 새들은 꽃 물지 않고 한갖 오줌 똥만 싸네.

 俯仰人天豈尤怨 濯足濯纓皆自致

 古殿埋塵落丹靑 鳥不含花徒遺失

 

 하소연하나 듣지 않고 꾸짖는 소리 뿐

 그 누가 돌 위에다 [6]배자(非衣字)를 새겼던고?

 여기 성습(性習)이라는 비구(比丘) 있는데

 그는 성을 낸 듯 손바닥에 침을 뱉고 감개(感慨)한 마음 내었나니

 告訴不聞咄嗟聲 石上誰劂非衣字

 有一比丘號性習 唾手奮發感慨志

 

 묘한 일은 모름지기 칼 한 자루 구하는 것

 [7]겸금(兼金)을 사려 하면 [8]쌍남(雙南)이 시작이다.

 주머니를 뒤져 보나 한 푼 돈이 없었지만

 듣나니 티끌 모여 태산이 된다 하?.

 妙采須求一?從 兼金欲市雙南自

 然雖探囊一錢無 聞道塵聚高山起

 

 이에 단문(檀門) 두드리고 초()와 맹세하였는데

 이것은 남 위하고 또 자기 위함이다.

 생각컨대 반드시 선남자(善男子)와 선여인(善女人)

 이 사람 볼 그 때에는 기뻐하는 마음 내리.

 肆扣檀門與楚盟 此是爲人兼爲己

 想必善男善女人 眼見斯人心生喜

 

 ()의 업()이 선의 보()를 부름을 알고 싶은가?

 몸이 단정하면 그림자 단정함이 바로 그것이거니

 금색(金色)의 두타(頭陀)에게 어찌 인()이 없으랴.

 갈대 삿갓? 천자(天子)가 보위(寶位)에 오르리라.

 欲知善業招善報 端立形影正相似

 金色頭陀豈無因 蘆笠天子登寶位

 

 송광사의 대불전을 개수하고 단청하기 위한 모연의 노래(松廣寺大佛殿改新丹靑募緣行)

 

 광명보전(光明寶殿)이 처음으로 이루어졌을 때는

 눈 부신 그 단청(丹靑)이 온 골짜기를 빛냈었다.

 오랜 세월 지나면서 바람결과 또 빗발에

 금빛 공목(栱木)과 채색 서까래 검정칠에 목욕한 듯-.

 光明寶殿始成時 丹靑絢爛照林谷

 年深歲久雨兼風 彩椽金栱如漆沐

 

 한낮에는 일어나는 자줏빛 연기없고

 황혼에 날아다니는 박쥐들만 볼 뿐이네,

 예좌(猊座)는 여기 자금산(紫金山)에 있건마는

 세상 사람들 겉만 보고 마음으로 공경 않네

 日照無復紫烟生 黃昏但見飛蝙蝠

 猊座縱有紫金山 世人見外心不伏

 

 정명(淨名)이라는 한 거사(居士) 혼자 남아 있으면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복을 심으려 했다.

 넓은 모전()이 뭇 털실로 이루어진 것 보았고

 또 이 땅덩이도 티끌이 모여 되었다고 들었다.

 有一居士淨名餘 要與諸人同種福

 已見廣衆毛成 又聞大地微塵簇

 

 부처의 밭에 조그만 선()의 종자를 뿌리더라도

 마치 금강(金剛)을 먹어 가슴과 배를 뚫는 것과 같나니

 선업(善業)이 선보(善報) 부름을 알고 싶어하는가?

 [9]서자(西子)의 거울 속에는 서자(西子)의 얼굴 있네.

 황천(皇天)에 우러러 비노니 굽어 살펴보시어

 사정(私情) 없는 혜택으로 초목들 적시소서.

 

佛田雖下小善種 如食金剛穿胸腹

欲知善業招善報 西子鏡中西子目

仰祝皇天俯照臨 無私惠澤沾草木

 

 김 점마(金點馬)와 이별함

 

 나무잎 떨어져 가을 빛 흩어지고

 하늘 비어 기러기가 점점이 높다.

 삼청(三淸)의 선각(仙閣) 위에서

 손님을 보내기도 괴롭고 괴로와라.

 葉落秋光散 天虛鴈點高

三淸仙閣上 送客亦勞勞

 

 흥양쉬(興陽倅)에게 올림

 

 손님이 황혼의 절에 왔나니

 중은 달 밝은 뜰에서 맞이한다.

 상방(上房)에서 밤 깊도록 이야기하는데

 등불이 눈과 함께 다정하여라.

 客到黃昏寺 僧迎白月庭

 上房深夜話 燈與眼俱靑

 

 수석정(水石亭)에 홀로 앉아 삼유 삼무시(三有 三無詩)를 짓다

 

 정자가 있고 사방의 벽은 없는데

 오직 하나의 평상이 있다.

 손님도 없고 또 일도 없나니

 어떤 중 있어 석양에 조은다.

 有亭無四壁 唯有一間床

 無客又無事 有僧眠夕陽

 

 삼가 최양양(崔襄陽)이 보낸 운()을 따라

 

 개골산(皆骨山)에서 양양(襄陽)을 굽어 보며

 오르고 안 오름을 물을 것 없네.

 생각컨대 아마 그 가슴 속에

 만 二천봉을 다 간직했으리.

 皆骨俯襄陽 不須問登否

 想應大肚中 貯萬二千峀

 

 칠봉암(七峰庵)

 

 앞 강에 물이 가득해 맑은 거울 열렸는데

 언덕에 바람부니 찬물결 일어 비단 무늬 이루도다.

 아득해라. 어디에가 탐라도(耽羅島)인가.

 남천(南天)에 구름 걷?자 푸르름 한점일세.

 水滿前江鏡面平 岸風微動錦紋成

 渺茫何處耽羅島 雲捲南天一髮靑

 

 뜰의 꽃이 사람을 향해 웃다

 

 봄 꽃이 떨어지자 여름 꽃이 또 피는데

 우스워라. 인간에게는 백발만이 이어 온다.

 잠깐 동안의 영화를 그대는 믿지 말라.

 하루 아침 비바람에 진정 못내 슬프네.

 春花落盡夏花開 却笑人間髮白來

 頃刻繁華君莫恃 一朝風雨政堪哀

 

 백제회고(百濟懷古)의 운()을 따라

 

 산하(山河)의 보배 삼아 나라 처음 열었는데

 필경에 그 산하(山河)가 재화(災禍) 빚어 왔구나.

 슬프다. ()은 망하고 꽃이 떨어지는 곳

 찬 까마귀 울면서 저녁 대()에 흩어지네.

 山河爲寶國初開 畢竟山河釀禍來

 怊悵龍亡花落處 寒鴉啼散夕陽臺

 

 의명 상인(義明上人)을 보내면서

 

 기족(驥足)은 이미 천리 밖, 가벼운데

 학두(鶴頭)는 아직도 층층한 구고(九皐)에 희었구나.

 교룡(蛟龍)이 비를 얻자 구름도 따라 갔는가?

 옛 늪에는 부질없이 푸른 물만 담겨있네.

 驥足已輕千里外 鶴頭猶白九

 蛟龍得雨雲隨去 舊澤空餘碧水凝

 

 삼가 최 정언(崔正言)의 운()을 따라

 

 

 

 밝은 꽃 푸른 버들이 그윽히 천기(天機)를 말하는데

 보슬비 보슬보슬 물가 돌 위에 뿌린다.

 새는 스스로 높이 날고 고기는 스스로 뛰나니

 주인은 여기에서 과거의 잘못을 깨닫는다.

 花明柳綠洩天機 小雨霏霏灑石磯

 鳥自高飛魚自躍 主人於此悟前非

 

 

 

 티끌에 물들지 않고 나의 참()에 맡겨 살아

 천년 전의 고운(孤雲)이 다시 태어났구나.

 형주(荊州) 인연의 그 일 알고 싶어 하는가?

 지금에 와서 옛날 그 사람 만나기 어려워라.

 居塵不染任吾眞 千載孤雲有後身

 欲識荊州緣底事 此時難得古時人

 

 삼가 백암(栢庵)께 드림

 

 장부가 한 번 그 몸을 맡긴 뒤에야

 흰 칼날이 가슴에 들어와도 마음 바꾸지 않겠거니

 더구나 이 세계가 이처럼 뜨겁거늘

  [10]누가 저 뜰 앞의 잣나무 그늘을 외면하랴.

 丈夫一委其身後 白刃當胸不易心

 況乎世界伊麽熱 誰外庭前栢樹陰

 

 원통암(圓通庵)에 제()

 

 두 사람의 심회(心懷) 두 사람이 같나니

 부처 문의 일 가운데 크게 공()이 있었다.

 달마(達摩)께서 친히 전한 경지를 알고자 하는가?

 새가 울고 꽃 떨어지고 비 갠 뒤의 바람이네.

 兩人心緖兩人同 佛事門中大有功

 欲識達摩親指處 鳥啼花落雨餘風

 

 규 상인(規上人)이 법어(法語)를 청하기에 답함

 

 -옛날 사람들은 그 답하는 말에 다 지시(指示)하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노졸(老拙)은 아무 기량(技倆)이 없어 따로이 지시할 것이 없다. 이것이 이른바 무용(無用)이 무용이라 불리우는 까닭인가?-

 

 두견새 소리 속에 봄이 저무려 하나니

 산의 꽃은 어지러이 지고 풀은 푸르기 시작한다.

 조주(趙州)는 무슨 일로 뜰 앞을 더럽히어

 잣나무가 억울하게 비린내 한 번 띄이었네.

 杜宇聲中春欲暮 山花亂落草初靑

 趙州何事庭前汚 栢樹無端帶一腥

 

 이 방백(李方伯)이 솜옷 · 먹 · 붓을 보냄에 감사함

 

 

 

 하늘이 누더기 한 벌로 이 몸을 덮어 주어

 나로 하여금 동서남북(東西南北)의 나그네 되게 했나니

 창창(蒼蒼)한 그 은혜입고 아직 갚지 못했는데

 상공(相公)은 무슨 일로 다시 인()을 보태는가?

 天將一衲覆吾身 使作東西南北人

 戴彼蒼蒼恩未報 相公何事更加仁

 

 

 

 묵씨(墨氏)는 몸을 닦느라 틈 있는 날 많은데

 모공(毛公)은 용맹을 좋아해 한가한 때가 적다.

 이자(二子)의 권하는 은근(慇懃)한 뜻이기에

 새 시()를 읊어 쓰나니 글자마다 생각하네.

 墨氏修身多暇日 毛公好勇少閑時

 縱臾二子慇懃意 吟寫新詩字字思

 

 서울 손님에게

 

 남은 비 부슬부슬 나리는데 먼 손님 오는구나

 숲이 깊고 길이 어두워 이끼조차 미끄럽다

 창문을 열고 은근(慇懃)한 뜻을 그려 보려 하나니

 비 갠 뒤의 봄 산에는 무더기 무더기 푸름이다.

 餘雨踈踈遠客來 林深路黑滑蒼笞

 開窓欲寫殷勤意 霽後春山翠萬堆

 

 삼각 곡성쉬(谷城倅)의 부르는 운을 따라

 

 견여(肩輿) 타고 흥()을 따라 절을 찾아왔나니

 버들은 푸르고 꽃은 밝고 흰 날은 길다.

 서로 만나 다락 위에서 웃고 이야기 하는데

 한없는 솔 바람 얼굴에 뿌려 시원하네.

 肩輿乘興訪蘭若 柳綠花明白日長

 相逢談笑高樓上 無限松風灑面凉

 

 삼청각(三淸閣)에서 삼가 김 상사 삼연(金上舍三淵)에게 답함①

 

 못물이 본래 정()이 없다 말하지 말라.

 그 성품 원래 한 가지 청정(淸淨)함 얻었나니

 가장 사랑스럽기는 달이 밝은 고요한 밤에

 창 밖에서 때때로 보내 주는 마음 씻는 소리이네.

 休言潭水本無情 厥性由來得一淸

 最愛寥寥明月夜 隔窓時送洗心聲

 

 위 시()의 원운(原韻)

 

 

 

 산비(山雨)는 정이 없는 듯 또한 정이 있나니

 부들 방석 대 의자가 한 층 맑아졌구나

 선승(禪僧)이 지내간 뒤 회랑(回廊)이 고요한데

 바람은 다리 복판 흔들고 풍경 소리 들리네.

 山雨無情也有情 蒲團竹倚更添淸

 禪僧過後回廊寂 風動橋心一磬聲

 

 삼청각에서 삼가 김 상사 삼연에게 답함②

 

 지금에 있어서 그 누가 가장 으뜸 되는가?

 [11]유아(儒雅)를 대대로 전하는 집에 거기 절로 진()이 있네.

 [12]천현(天懸) 이미 풀려 천유(天遊)가 활달하니.

 [13]자백(紫陌)이고 청산(靑山)이고 아무 걸림이 없네.

 當今?一更何人 儒雅傳家自有眞

 天懸已解天遊 紫陌靑山任運身

 

 우연히 一절()을 얻었는데 미소(微笑)할 만하기에 다시 써서 황 부사(黃府使)에게 드림

 

 귀여워하는 아이가 몹씨 여위기에 그 아비에게 물었더니

 귀여운 아이는 [14]여곽(藜藿)을 먹이고 한 아이는 고기를 먹인다 하네

 꾸짖노니, 그대 가군(家君)으로서 어찌 차별 많은가?

 귀여운 아이는 글자 모르고 한 아이는 알거니-.

 多兒骨立問其父 藜藿多兒肉一兒

 叱汝家君何彼此 多兒昧字一兒知

 

 김 처사(金處士)의 운을 따라

 

 처처(處處)의 총림(叢林)에 각각(覺覺)의 기둥인데

 등등(騰騰)한 거사(居士)의 한한(閑閑)한 그 정()이다.

 지팡이 하나는 걸리었고 표주박 하나는 떠나나니

 고향 산천이라 천리 길이 멀다고 ? 걱정하리.

 處處叢林覺覺楹 騰騰居士閑閑情

 頭掛一瓢去 何慮家山千里程

 

 홍 순상(洪巡相)에게 올림

 

 수레와 말이 시끄러이 동천(洞天)으로 들었나니

 하루 밤의 담소(談笑)가 몇 생()의 인연인가?

 내일 아침이면 헌개(軒盖)가 표연(飄然)히 떠나리니

 깬 뒤에도 꿈 속의 신선 잊기 어려우리.

 車馬喧轟入洞天 一宵談笑幾生緣

 明朝軒盖飄然去 覺後難忘夢裡仙

 

 선여 응해(禪餘應海)가 어산(魚山)을 청하다

 

 웅장하고 낭랑한 원음(圓音)이 온 골짜기를 진동시켜

 바람은 없는데 초목들이 푸른 빛을 뒤흔든다.

 옥천(玉泉)의 남은 울림이 지금도 아직 있나니

 그 때의 그 코막이 소리와 방불(彷佛)하구나.

 雄朗圓音震萬壑 無風草木便搖靑

 玉泉遺響今猶在 彷彿當年掩鼻聲

 

신덕정사(新德精舍)에서 영()

 

1, 횡재(黌齋)에서 밤에 읊음

 

 밤이 고요한 한적한 서재에

 모든 소리 쉬었는데

 여러 학생들 달을 마주해

 시서(詩書)를 외우놋다.

 애연(藹然)히 일어나는

 후손(後孫)들의 심정이여,

 옛 성인(聖人)의 끼친 풍도(風度)

 천고(千古)에 무거워라.

 夜靜閑齋萬籟沉 諸生對月詩書誦

 藹然興起後昆心 聖遺風千古重

 

 2, 보암(普庵)의 새벽 종

 

 들 마을에는 악악(喔喔)한 시각을 부르는 닭소리요

 언덕 절에는 융륭(隆隆)한 새벽을 알리는 종소리다.

 하늘 바람이 인간의 꿈을 깨우려 하여

 천 층이요 만 길의 봉우리에서 끌어 내렸네.

 野村喔喔呼更鳥 崖寺隆隆報曉鍾

 天風欲破人間夢 引下千層萬丈峯

 

 3, 옥봉(玉峰)의 난장이 솔

 

 괴상하여라, 옥 같이 서 있는 앞 산 봉우리 위에

 열 가지가 밑으로 드리운 소나무 있다.

 아마 진시황(秦始皇)의 태산(泰山)의 일을 들었으리라.

 위태한 벼랑에서 거꾸로 떨어진 모습을 바루지 못했거니-.

 怪彼前峯玉立上 十條頭頂下垂松

 應聞秦帝泰山事 未正危崖倒容

 

 4, 사담(沙潭)의 늙은 회나무

 

 분명히 밑이 보이는 사담(沙潭) 속에는

 선생이 손수 심은 회나무가 거꾸로 비쳐 있다.

 외롭고 높은 곧은 줄기가 부질없이 하늘에 닿으려는데

 까막까치 때때로 가지 위에 모여온다.

 分明見底有沙潭 倒寫先生手植檜

 孤高直幹謾叅天 烏鵲時時枝上會

 

 5, 용문동(龍門洞)으로 돌아오는 중()

 

 빗발은 성기고 연기가 엷은 용문동(龍門洞)이여,

 시냇물 소리를 차갑게 밟는 스님 그릴만한데

 필경에는 표연(飄然)히 어디로 향해 가는 것인가?

 지팡이 날려 바로 어지러운 봉우리 속으로 들어가네.

 雨踈烟淡龍門洞 堪畫溪聲冷踏僧

 畢竟飄然何處向 飛直入亂峯層

 

 6, 별암(鼈岩)의 낚시군

 

 시냇가에 돌이 있어 모양이 자라 같은데

 등을 타고 앉아 낚시질하는 이 어디 사는 첨지인고?

 그 낚싯대가 물을 따라 흘러가는 것 알지 못하고

 양쪽 언덕에 붉게 핀 철죽꽃을 탐스럽게 바라보네.

 臨溪有石狀如鼈 釣背勝?何處翁

 不覺竹竿隨水下 貪看䕽䕽兩岸紅

 

 7, 만경대(萬景臺)의 폭포

 

 만경대(萬景臺) 

 두 줄로 걸려 있는 비단 폭이여,

 여산(廬山)폭포가 높이 내리 쏟는다

 말하지 말라.

 훌륭한 경치가

 언제 가장 뛰어나고 기이한가?

 바위의 꽃이

 해질녘 폭포에 거꾸로 빈? 때다.

 萬景臺邊?練雙 休論高下廬山瀑

 勝狀何時最奇 巖花倒暎斜陽曝

 

 8, 팔절뢰(八節瀨)의 여울 소리

 

 밤낮으로 차가운 소리 창 안으로 드는데

 잔잔(潺潺)한 팔절뢰(八節瀨)에서 흘러 오는 소리다.

 맑은 새벽에 세수하고 단정히 앉았으면

 마음의 때를 씻어 티끌 밖으로 보내네.

 寒聲日夜入軒窓 來自潺潺八節瀨

 ?漱淸晨端坐處 心神洗出塵埃外

 

 9, 순연(蓴淵)에서  뛰는 고기

 

 순채 잎이 돈과 같아 거울 면에 점치러니

 뛰어 오매 그 모두가 돌아드는 물고기다.

 천기(天機)의 움직임에 너도 나도 없거니

 비로소 물()과 내가 본래 같음 알겠네.

 蓴葉如錢點鏡面 躍來皆是自由魚

 動却天機無彼此 方知物我本同如

 

 10, 소제(蘇堤)에 누운 소

 

 바람은 부드럽고 날은 따뜻하고, 또 풀은 쌀찐데

 밭두덕에 비스듬이 누워 있는 배 부른 소.

 소 치는 아이가 피리를 불어 깨워 일으키려 하나

 봄 조름이 한창 무르녹아 머리도 들지 않네.

 風和日暖草肥膩 上頹然飽臥牛

 牧兒吹欲驚起 春睡方濃何擧頭

 

 우 음(偶吟)

 

 봉우리마다 뾰족뾰족, 물은 졸졸 흐르나니

 부처나 조사(祖師)의 마음이 오직 이 가운데 있다.

 [15]노능(盧能)은 무슨 일로 부질없이 입을 열어

 구태어 본래 한 물건도 없다 했는가?

 ?峰矗矗水淙淙 佛祖心肝只此中

 盧能底事閑開口 敢道從來一物空

 

 유수재(柳秀才)의운을 따라

 

 [16]유주(柳州)는 나이 늙어

 변두리에서 곤궁하나

 지금부터 그 문장(文章)

 만고(萬古)의 스승 되리.

 사흘 된 호랑이 새끼

 소를 잡아 먹으려커니

 천재(天才)

 원래가 배워서 아는 것 아닐세.

 柳州年老困邊陲 從此文章萬古師

 三日虎兒牛欲食 天才不是學而知

 

 가지산 보림사(伽智山寶林寺)

 

 멀리서 잠깐 듣고 귀를 기울였는데

 지금 보고 비로소 크게 놀랬다.

 솟은 산봉우리는 하늘 얼굴 문지르고

 달리는 시냇물은 땅 형세를 찢었다.

 달은 성긴 대나무 그림자를 그리는데

 바람은 늙은 소나무 소리를 낸다.

 밤이 고요하고 구름 창이 차갑나니

 정신이 또록또록 잠 못 이루네.

 遠聞耳傾 今見大心驚

 聳嶂磨天面 奔川裂地形

 月模踈竹影 風産老松聲

 夜靜雲窓冷 神淸夢未成

 

 강남부백(江南府伯)에게 올림

 

 

 

 한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다섯 말 타고 강남(江南)을 밟는다.

 덕이 떨치니 바람이 풀 밭을 지남같고

 마음이 비니 달이 못에 인()침과 같다.

 공무의 여가에 새들과 놀고

 거문고를 쉬면 청담(淸談)으로 잇는다.

 밤을 비추는 빛이 끝이 없나니

 그 찬 빛이 세상 밖에 미치네.

 一星天上落 五馬踏江南

 德振風行草 心虛月印潭

 訟餘來鳥雀 琴了續淸談

 照夜光無盡 寒輝物外覃

 

 

 

 합하(閤下)가 수레에서 내리는 날

 그 때부터 세상은 태평하여라.

 신선을 부르는 정자는 주인 얻었고

 길 가는 이의 입은 비()가 되었다.

 조각 보리는 내년에나 있으라

 북새 떨던 메뚜기는 어젯밤에 옮겨 갔다.

 봄바람은 장소를 가리지 않아

 이 운수(雲水)도 또한 할 일이 없네

 閤下下車日 昇平平泰時

 喚仙亭得主 行路口成碑

 歧麥來年有 飛蝗昨夜移

 春風不擇地 雲水亦無爲

 

 방장산(方丈山)으로 돌아가는 선화자(禪和子)를 보내면서

 

 용문산(龍門山)의 한 조그만 초막에서

 몇 해 동안을 선정(禪定) 닦았다.

 돌 탑()에는 거미가 줄을 치고

 뜰 모래에는 새가 글씨를  썼다.

 조계산(曹溪山)에서 먼지를 씻고

 선암사(仙岩寺)에서 세상 인연 멀었었다.

 지금 또 방장으로 돌아가나니

 시원하여라, ()도 너만 못하리.

 龍門一草廬 禪定數年餘

 石榻蛛絲網 階沙鳥跡書

 曹溪塵垢滌 仙寺世緣踈

 今又歸方丈 快哉鶴不如

 

 매학당(梅鶴堂)에 제()하여 부침

 

 깊숙한 삶이 본래 취미에 맞아

 모옥(茅屋)의 대숲이 정원 되었다.

 달 아래 누웠나니 사람이 걱정 없고

 거문고를 벗하나니 항아리에 술이 있다.

 매화가 한가한데 또 학()이 좋아라.

 세상이 멀었는데 물소리 시끄럽다.

 세상 길에는 가시덤불 많거니

 공명을 다시 말해 무엇하리.

 幽居愜素趣 茅屋竹爲園

 臥月人無慮 隣琴酒有樽

 梅閑兼鶴好 塵遠但溪喧

 世路多荊棘 功名不足言

 

 팔영산(八影山)에 올라

 

 이 몸은 어디 매인 데 없어

 경치 좋은 곳에 얼마나 올랐던가.

 어제는 쌍봉사(雙峰寺)에 누웠었는데

 오늘은 또 팔영사에 오른다.

 외로운 학(), 저 밖에 배도 많구나.

 아득한 구름 사이 세 점이 있다.

 금강산이 제일이라 말하지 말라.

 여기서도 만족한 미소 짓나니-.

 此身無住着 勝地幾多攀

 昨臥雙峰寺 今登八影山

 萬帆孤牧外 三島雲間

 莫道金剛最 於斯大解顔

 

 여름날 다시 조계사(曹溪寺)에 놀다

 

 옛날의 조계사에

 남풍(南風)을 따라 손이 다시 왔나니

 전단나무도 그대로 늙어 있고

 진락대(眞樂坮)도 그대로 높이 있다.

 돌벼랑에는 요천(瑤泉)이 떨어지는데

 참선한 뒤에는 도안(道眼)이 열리었다.

 목우자(牧牛子)의 끼친 자취 여기 있나니

 천년 뒤의 나를 슬프게 하네.

 昔日曹溪寺 南風客再來

 栴檀猶古樹 眞樂自高臺

 石斷瑤泉落 禪餘道眼開

 牧牛遺跡在 千載我悲哀

 

 박찰방(朴察訪)에게 붙임

 

 계원(鷄園)이 붕사(鵩舍)에 가까와

 소자(蘇子)가 고요히 지낼 수 있다.

 먼 종소리에 경경(耿耿)하는 밤이요

 독한 안개에 침침한 아침이다.

 하늘은 상수(湘水)의 언덕에 틔었는데

 땅은 낙양(洛陽)의 다리에 막혔다.

 즐겨 삼공(三空)을 공부하는가?

 신세(身世)의 고달픔을 잊을 수 있으리.

 鷄園近鵩舍 蘇子得參寥

 耿耿踈鍾夜 沈沈毒霧朝

 天通湘水岸 地隔洛陽橋

 肯學三空否 可忘身世勞

 

 김 수재 우환(金秀才遇煥)에게 붙임

 

 호계(虎溪)의 물에서 이별했는데

 오늘에 아직도 슬퍼하는 소리 있다.

 도업(道業)은 어린애 장난인데

 그대 문장(文章)은 늙은 듯이 성숙했다.

 낙양(洛陽)에 뛰어난 벗이 많으니

 숲 속에서 고생하는 나를 생각하라.

 이 산을 떠나고 싶은 생각 간절하지만

 잔나비와 학()들이 놀랄 것 어찌하리.

 別時虎溪水 今日尙悲聲

 道業吾兒戱 文章爾老成

 洛中多勝友 林下記殘生

 深欲出山去 其奈猿鶴驚

 

 송광사(松廣寺)에서 계당의 판상(溪堂板上) 운을 따라

 

 세상 밖의 절(招提)이 오래 됐는데

 나직한 산이 겹겹이 둘러 있다.

 풀이 나서는 이슬에 뽑힘을 미워하고

 전단(栴檀)은 죽어도 사람이 싸는 것을 생각한다.

 物外招提古 層巒繞疊重

 草生憎露拔 檀死憶人封

 

 산 빛은 외로운 새를 받아들이고

 시냇물 소리는 솔 바람에 화답한다.

 한밤내 밝던 그 나월(蘿月)

 새벽 종 칠 때 와서 더욱 좋아라.

 山色入孤鳥 澗聲和萬松

 夜來蘿月白 偏愛到晨鍾

 

 오솔길이 시내 따라 굽이졌는데

 구름을 헤치며 차거이 밟고 간다.

 나그네 마음은 새삼 추워지는데

 가을 기운은 더욱 맑고 매섭다.

 一逕隨溪曲 披雲冷踏行

 客心還凛冽 秋氣益凄淸

 

 해는 단청(丹靑) 빛깔을 쏘고

 바람은 강송(講頌)의 소리를 끌고 간다.

 날으는 듯 누각이 새 잔등과 가지런해

 문득 오르매 높은 마음 생긴다.

 日射丹靑色 風拖講頌聲

 飛樓臨鳥背 忽上有高情

 

 맑은 경치 무더기를 모두 거두려

 구름 위에 이 높은 누각을 세웠구나.

 하늘이 무너질까 산은 높이 솟았는데

 바다가 마를까 냇물 달려 흐른다.

 欲收多景聚 雲上起高樓

 山畏天傾聳 川憂海渴流

 

 국화는 오랜 비에 찌푸렸는데

 단풍잎은 새 가을에 취해 있구나.

 이러한 곳은 다시 얻기 어렵나니

 한평생의 오늘을 놀게 되었네.

 菊花嚬宿雨 楓葉醉新秋

 此地更難得 一生今日遊

 

 수 석정(水石亭)에 제()

 

 시원한 정자 수석정에 다달아

 높이 누웠나니 그는 신선이어라.

 재 넘는 해는 처마 끝을 쏘는데

 시내 바람은 난간 구멍 뚫는다.

 快亭臨水石 高臥彼

 嶺日簷端射 溪風檻孔穿

 

 뛰어 오는 고기는 성품 따르고

 날아 가는 새는 하늘에 능하다.

 ()을 관찰하고 또 나를 관찰하나니

 나도 그렇고 물()도 또한 그렇네.

 躍來魚率性 飛去鳥能天

 觀物還觀我 我然物亦然

 

 삼가 삼연(三淵) 선생의 고운(高韻)을 따라

 

 어진 주인 아님을 부끄러워 하나니

 귀한 손님에게 이 정자가 알맞다

 시내와 산도 벗할 만하고

 고기나 새도 영성(靈性) 지닌 것을-.

 自愧非賢主 嘉愜此亭

 溪山斯可友 魚鳥亦含靈

 

 밝은 달에 뜰 앞의 나무 밑을 거닐고

 맑은 바람에 난간 기둥 의지한다

 방공(龐公)이 지금 떠나가려 하나니

 누구와 함께 성성(惺惺)해 볼꼬?

 白月步庭樹 淸風倚檻楹

 龐公今欲去 誰與共惺惺

 

 위 시의 원운(元韻)

 

 남방으로 오매 수석(水石)이 없었는데

 오직 이 정자에서 눈을 씻는다.

 자세히 보니 막힌 것이 뚫리고

 맑게 통하니 성령(性靈)을 꿰뚫는다.

 南來無水石 洗目獨斯亭

 仔細看鑿 淸通閱性靈

 

 먼 언덕에 꽃 그림자 모였고

 오동 빗발은 열린 창에 뿌린다.

 스님과 함께 여름 안거(安居) 지내고

 그 인()을 거두어 [17]적성(寂惺)을 알고 싶네.

 花陰團逈塢 桐雨滴疎欞

 願與師同夏 收因會寂惺

 

 안 석사(安碩士)가 홍시를 보냈기에 시()로 감사함

 

 고마와라, 그대 나를 생각해

 대그릇에 담아 운림(雲林)에 보냈나니

 쟁반에 떨어뜨려 주작(朱雀)인가 놀라는데

 ()을 만들면 자금(紫金)으로 쓰이리.

 感君封竹 憐我寄雲林

 ?驚朱雀 成丸費紫金

 

 빨아 먹을 때는 혀끝에 달큼하고

 꿀꺽 삼키면 얼마나 만족스러운가?

 다만 이 시로 사례하나니

 맑은 밤 달 아래 읊어 보시라.

 吮時多快舌 呑後幾甘心

但把新詩報 淸霄月下吟

 

 산양쉬(山陽倅)께 드림

 

 먼 마음은 규궐(葵闕) 밑이요

 높은 취미는 몽암(夢岩) 앞이다.

 갓난 아기의 三년의 어미인데

 푸른 산의 애꾸눈 신선이다.

 遠心葵闕下 高趣夢巖前

 赤子三年母 靑山半目仙

 

 향기로운 티끌은 석탑(石榻)에 엉기고

 비단 글귀는 임천(林泉)을 비춘다.

 맑은 바람만은 뺏아 가지 않았거니

 六월 하늘 아래 천금(千金)으로 값하리.

 香塵凝石榻 繡句曜林泉

 不奪淸風去 千金六月天

 

 우음(偶吟)

 

 여기 그 어떤 물건이 고금(古今)을 꿰었는가.

 번갯불 속에서 바늘 꿰기 나는 못내 시름한다.

 굽이굽이 시냇물은 [18]황두(黃頭)의 혀와 같고

 그루그루 잣나무는 [19]벽안(碧眼)의 마음이다.

 何物於斯貫古今 我愁穽却電中針

 溪流百曲黃頭舌 栢樹天章碧眼心

 

 중이 지팡이 휘두르며 돌아오는 이끼 길은 오솔길인데

 ()이 새끼 데리고 들어가는 흰구름은 깊다.

 누가 아리, 동산(東山)에 높이 누운 나그네

 능히 하늘과 땅을 베개와 이불로 삼은 줄을-.

 僧拂錫歸苔逕細 鶴將雛入白雲深

 誰知高臥東山客 能以乾坤作枕衾

 

 이 도사(李都事)에게 올림

 

 나는 이 산중의 무한한 경치로써

 그대를 청하면서 대략 말하나니

 바위 밑에 허옇게 날으는 시냇물은 돌을 쏘는데

 달 곁에 밝게 떨어지는 경쇠소리는 구름을 뚫는다.

 我將無限山中景 請向吾君大略云

 巖下白飛溪射石 月邊淸落磬穽雲

 

 해가 비낀 골짜기 어구에는 연기가 아직 얽혔는데

 실바람이 지나는 못에는 물이 스스로 무늬진다.

 이것이 바로 선가(禪家)의 참 활계(活計)인데

 그 반()을 나누어 주려 하나 나눌 수 없구나.

 日斜谷口烟猶織 風細潭心水自紋

 此是禪家眞活計 欲分其半未能分

 

 보림사 벽상(寶林寺壁上)의 운을 따라

 

 젊어서는 몸 밖의 헛된 명성 떨쳤으나

 섬돌위의 새들도 놀라지 않게 되었네.

 아침 거울을 서쪽에 걸면 나월(蘿月)이 밝은데

 밤 거문고를 북쪽에 울리면 대나무 바람이 맑다.

 妙年身外撥虛名 自得階除鳥不驚

 朝鏡掛西蘿月白 夜絃鳴北竹風淸

 

 푸르름에 싸인 언덕의 버들에는 꾀꼬리 소리가 미끄럽고

 붉게 터지는 뜰 앞 매화에는 나비 날개가 가볍다.

 세상 나그네들이야 어찌 숲 속의 이 즐거움을 알겠는가.

 배 속에 가득 벼슬아치 놀이의 욕심만을 담았거니-.

 靑圍岸柳鶯聲滑 紅綻庭梅蝶趐輕

 世客何知林下樂 滿腔空載宦遊情

 

 강남부백(江南府伯)에게 드림

 

 비단 숲 가을 날에 외로이 앉았기 따분하여

 등나무 지팡이 휘날리나니 구름이 만층이다.

 연자교(燕子橋) 서쪽에는 서쪽 해 넘어가고

 환선정(喚仙亭) 위에는 상인(上人)이 올라간다.

 錦林秋日厭孤坐 藤一飛雲萬層

 燕子橋西西日下 喚仙亭上上人登

 

 까치옷(鵲衣) 입은 좀 벼슬아치는 하의(霞衣)를 웃고

 까마귀 발(鳥足)의 쇠잔한 가지는 백족(白足)  이어받다.

 다행히 고각(高閣)에서 내린 손길을 붙잡을 수 있건만

 태전(太顚) 스님보다 아주 못한 재능(才能)을 못내 부끄러워하네.

 鵲衣小吏霞衣笑 烏足殘枝白足承

 高閣幸蒙低接手 深慙才落太顚僧

 

 민 참의(閔參議)의 복사(鵩舍)에 올림

 

 옛부터 뛰어난 재간은 세상에 용납되기 어려워

 맹자(孟子)도 그 당시에는 거처를 정하지 못했었다.

 밝은 달이 푸른 하늘에 달릴 생각이 왜 없겠는가.

 그러므로 어떤 짙은 구름도 강에 비침을 막지 못하는 것을.

 古來才大難容世 孟子當年未定邦

 朗月豈無懸碧落 重雲遮莫暎澄江

 

 굴삼려(屈三閭)는 나라를 버렸으나 마음은 한결같았고

 태부(太傅)는 시대를 슬퍼했나니 항시 눈물 흘렸다.

 티끌 세상을 배척하는 것 한()이 이미 말했나니

 복사(鵩舍)가 염소 창자 벗어남을 멀리서 알겠구려.

 三閭去國心猶一 太傅傷時涕自雙

 排斥埃塵韓已說 遙知鵩舍絶羊腔

 

 돌아가는 민() · 안() 두 장로(長老)를 보내면서

 

 아침 저녁으로 길바닥에 괴는 물 말할 것 없고

 근원에서 곤곤(混混)히 흘러나는 물 이미 구덩이를 채웠다.

 문장(文章)이란 도()에 있어서 또한 마()가 되느니-.

 朝暮潢潦何足說 源川混混已盈科

 文章在道猶爲障 敎義於禪亦是魔

 

 표범 한 마리는 남악(南岳) 안개에서 무늬를 못 이루었는데

 두 곤어(鯤魚)는 먼저 북명(北溟)의 물결을 친다.

 사람의 눈을 띄워 주는 것 쉬운 일 아니거니

 부디 그 마음에 나와 남을 가리지 말라.

 一豹未斑南岳霧 二鯤先翮北溟波

 開人眼目誠非易 心上休分自與他

 

 접중(接中)의 여러 분에게

 

 남쪽 바람이 이미 그치고 서쪽 바람이 일어나

 서늘한 바람이 오늘 아침에 갑자기 나를 유쾌하게 했다.

 산 빛은 언제나 구름 빛 따라 변하는데

 댓잎 소리는 때때로 시냇물 소리와 어울린다.

 南風已落西風起 爽氣今朝忽朝余

 山色每從雲色變 竹聲時與澗聲俱

 

 군데군데 헤어진 베누더기는 추위 더위가 없고

 아홉 마디 등나무 지팡이는 말과 종을 대신한다.

 숲 밑에서 十년 동안 외로이 누워 있는 나그네

 일찌기 세간에서 한 곤궁한 선비()였네.

 千瘡布衲兼寒暑 九節藤代馬奴

 林下十年孤客 世間曾是一窮儒

 

 증광사 오선루(證光寺五禪樓)에 제()

 

 시원한 누각에 한가히 올라가 좌선(坐禪)을 마쳤나니

 눈 앞의 산봉우리들 어지러이 흩어있다.

 높이 거닐다 스스로 의심하나니 세상을 뛰어났는가?

 快樓閑上坐禪餘 眼底?峯散不齊

 高步自疑形外出 俯觀人似瓮中居

 

 까마귀 곁으로 떨어지는 해는 서쪽으로 잡혀 가고

 기러기 잔등의 가을 하늘은 바다 밑으로 든다.

 어찌 반드시 산에 올라서만 천하가 작다 하는가?

 난간에 의지한 오늘 저녁에는 시방(十方)이 다 비었네.

 鴉邊落日沈西去 鴈背秋空入海低

 何必登山天下小 倚攔今夕十方虛

 

 부도암(浮屠庵)에 제()

 

 자벌레가 꼬부리는 것은 펴기 위해서이다.

 마음은 나의 왕이요 입과 몸은 신하일세.

 매화가 옥의 얼굴을 펴매 나비들이 날아들고

 물이 구리쇠 거울을 열매 별들이 떨어진다.

 尺虫之屈乃求伸 心志吾王口體臣

 梅破玉顔來蝶 水開銅鏡落星辰

 

 뭇 봉우리들은 새로 갈아 낸 칼을 어지러이 꽂았는데

 조각 달은 반이 조각난 은()을 외로이 끌고 간다.

 [20]저력(樗櫟)은 원래 아무 데도 쓸데 없는 것이라

 백년 동안을 한가히 그런 사람 되었네.

 群峰亂揷新磨 缺月孤牽半折銀

 樗櫟從來無所用 百年閑作箇中人

 

 영 상인(玲上人)의 축()의 운을 따라

 

 

 

 불법(佛法)은 원래 감춰지기를 귀하게 여기나니

 티끌을 멀리 한 푸른 산들은 몇 층이나 되었는고?

 짙은 구름이 갈라지는 곳에 달덩이 솟고

 모든 일을 쉬어 버릴 때 한 생각이 이리네.

 佛法從來貴自晦 隔塵嶂眸幾層層

 重雲坼處孤輪出 萬事休時一念凝

 

 벽에 걸린 한가한 지팡이는 등나무가 아홉 마디요

 어깨에 걸친 헤어진 옷은 무명베가 세 되()이다.

 스님아, 말해 보라. 내 이 말이 옳지 않은가?

 만약에 이와 같지 않다면 머리만이 중이리.

 掛壁閑藤九節 伴肩衣破布三升

 師乎吾說是耶未 若不如斯頭但僧

 

 

 스님은 동서남북, 일정한 곳 없는 나그네

 남 위로 몇 층이나 뛰어났는가?

 일곱 근() 베누더기 속에는 마음 구슬 지녔고

 한 치() 모난 못에는 지혜의 물이 어리었다.

 師也東西南北客 出乎人上知幾層

 七斤布衲心珠隱 一寸方塘智水凝

 

 붕새()는 성을 내면 三천리 푸른 바다를 치고

 가마귀 날으면 九만리 자색 하늘에 오른다.

 만일 대장부의 기상이 능히 이와 같다면

 그이야말로 서강(西江)의 물을 모두 마시는 중이 아니랴.

 鵬怒三千蒼海擊 烏飛九萬紫霄升

 丈夫氣象能如此 不曰西江吸盡僧

 

 냉 상인(冷上人)의 운을 따라

 

 방장실(方丈室)에서 언제 짧은 지팡이 날렸는가?

 소매 끝에 아직도 석문(石門)의 바람이 있네.

 가벼운 누더기를 백 군데나 꿰맸나니 입어서 떨어졌고

 ()가 큰지라 삼천세계(三千世界)가 눈 가운데 비었네.

 方丈何時飛短 袖端猶有石門風

 衲輕百結身邊破 道大三千眼底空

 

 깨끗한 발은 개골산(皆骨山) 물보다 더 차가운데

 파란 눈동자는 묘향산(妙香山) 단풍보다 더 산뜻하다.

 그대를 반가와해 산천의 아름다움 다 말했나니

 무수한 그 명승지들이 한 자리에 다 모였네.

 白足冷於皆骨水 靑眸活却妙香楓

 喜君說盡山川美 無數名區一席中

 

 방백(方伯)에게 올림

 

 호남관찰사(湖南觀察使)에게 물어 보노니

 얼마나 많은 초조한 생각에 찬 얼음물 마셨던가?

 당신은 나라 일을 걱정하여 북에서 온 나그네인데

 홀로 한 몸 선()하려고 남방에 누워 있는 이 중이다.

 爲問湖南觀察使 幾多焦思飮寒氷

 賢勞王事北來客 獨善其身南

 

 누가 아리, 쥐 구멍에서 옹크리고 있는 곤궁한 고슴도치

 하늘 길에서 성내어 날아가는 붕새를 함께 바라볼 줄을-.

 인접(隣接)한 그 둘레의 五十여주(餘州) 그림자가

 한데 모인 당신의 지혜의 물에 다 들어 있네.

 誰識鼠宮窮縮蝟 共瞻天路怒飛鵬

 沿邊五十餘州影 盡入吾君智水凝

 

 또 강남부백(江南府伯)에게 드림

 

 나는 관찰하노니, 만물은 모두 가지런하지 않는 것을

 태악(太岳)도 가을 털도 모두 하늘 갖추었다.

 오리와 학()의 다리 길고 짧음을 누가 시켜 그렇던가?

 갈매기와 까마귀의 검고 흰 것도 또한 그와 같느니-.

 吾觀萬物不齊也 太岳秋毫各具天

 鳧鶴短長誰使? 鷗烏黑白亦如然

 

 꿈 속에서 꿈을 이야기하는 것 진정 우습거니와

 소를 타고 소를 찾는 것이야 말할 것조차 없네.

 높고 낮음 원래 그것 둘이 아니기에

 옛 사람도 일찌기 고기와 소리개를 읊었느니라.

 夢中說夢眞堪笑 牛背尋牛不足言

 高下從來無二矣 古人曾已詠魚鳶

 

 정석사(鄭碩士)에게 드림

 

 [21]종기(鍾期)를 만나지 못하고 머리털이 눈()이 되어

 六十년의 세월이 꿈 속에 쌓이었다.

 천하에 어찌 천리마(千里馬)가 없겠는가?

 이 세간에 드물게 [22]구방고(九方皐)가 있구나.

 鍾期未遇鬢成雪 六十年光夢裡高

 天下豈無千里馬 世間稀有九方

 

 나직히 날으는 [23]척안()이 구름 날개를 비웃고

 멀리 떠나는 [24]명홍(溟鴻)이 깃과 털을 아낀다.

 벗을 찾는 새 시()를 어디에다 부칠꼬?

 자네가 진실로 자네만 생각하는 것 내 마음에 괴롭네.

 低飛斥譏雲翼 遠擧溟鴻惜羽毛

 求友新篇何處寄 子眞思汝我心勞

 

 백운산(白雲山)의 가가대(呵呵臺)에 제()

 

 산 이름은 백운(白雲)인데 암자 이름은 무엇인가?

 옛 성인(聖人)의 웃음소리 가가(呵呵)를 끌어왔구나.

 ()에 올라 멀리 바라보면 말랐던 마음 살아나고

 방에 들어가 선정(禪定)에 들면 도의 마음 더해진다.

 山號白雲庵號何 撮來先聖笑呵呵

 登臺望遠枯心活 入室安禪道氣加

 

 바위의 노송나무는 서리를 무릅쓰고, 또 눈을 무릅쓰고

 골짜기의 새들은 우는 것 같고, 또 노래하는 것 같다.

 덧없는 인생도 여기 와서는 진정 세상 잊나니

 [25]치혁(鴟嚇)의 공명(功名) 따위야 대단한 것 아니네.

 巖檜傲霜兼傲雪 谷禽如哭又如歌

 浮生到此眞忘世 鴟嚇功名不足多

 

 신수재(申秀才)에게 줌

 

 

 한 굽이 맑은 시내 콸콸콸 흐르는데

 만 겹의 연기, 숲속의 동문(洞門)이 깊숙하다.

 중은 동길로 돌아오고 구름은 골로 돌아오고

 새는 꽃 가지에 들고 나그네는 다락에 든다.

 一曲淸溪激激流 萬重烟樹洞門幽

 僧歸石逕雲歸壑 鳥入花枝客入樓

 

 임천(林泉)의 한 없는 정취(情趣)를 스스로 얻었거니

 인간 세상에 다른 근심 있음을 모르겠구나.

 저 삼황(三皇)과 오제(五帝)가 무엇하는 사람인가?

 홍몽(鴻蒙)에 참새들 뛰노는 장난보다 못한 것을-.

 自得林泉無限趣 不知人世有餘愁

 三皇五帝何爲者 未及鴻蒙雀躍遊

 

 ()

 

 오랫 동안 들에 있던 황관 있던 황관(黃冠)의나그네가

 하루 저녁에 조정에 올라 백옥(白玉)의 사내 되다.

 거짓을 버리고 참을 밝히나니 [26]기자전(箕子殿)이요

 그름을 부수고 바름을 들내나니 [27]저공당(杵公堂)이다.

 多時在野黃冠客 一夕登朝白玉郞

 去僞明眞箕子殿 摧邪現正杵公堂

 

[28]주문(朱門)에 일찍 들매 천군(天君)이 기뻐하고

 [29]자맥(紫陌)에 늦게 돌아오매 오작(烏鵲)에 내린다.

 다 늙어 빠져 젊을 때 일을 말할 것 있나

 촌으로 돌아가 다만 뽕나무와 삼의 자람 보겠네.

 朱門早入天君喜 紫陌遲回宋鵲降

 老朽何論年少事 歸田但見桑麻長

 

 천등산(千燈山)에 올라

 

 백두산(白頭山) 한 줄기가 굼틀굼틀 뻗어와

 마침내 [30]남명(南溟)에 이르러 기세가 열리었다.

 저 하늘이 높은 것 아니라 산봉우리 외외(巍巍)하고

 청구(靑丘)가 큰 것 아니라 눈이 회회(恢恢)하여라.

 白頭一脉蜿來 窮到南溟氣勢開

 碧落非高峰嶷嶷 靑丘不大眼恢恢

 

 까마귀는 [31]약수(弱水)에 빠져 三천리를 가는데

 붕새는 [32]배풍(培風)을 타고 九만리를 돌아온다.

 맑은 바람이 뼈에 사무쳐 오래 머물기 어려워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걸어 보대(寶臺)를 내려오네.

 烏沈弱水三千去 鵬御培風九萬廻

 徹骨難棲伯 緩步徐徐下寶臺

 

 백천사(百泉寺)에 제()

 

 북쪽의 용()이 떠돌아다니다 남쪽의 나그네 되어

 푸른 바다에 살지 않고 백천(白泉)에 누워 있다.

 산은 [33]이의(二儀)가 열린 뒤에 늙었는데

 절은 삼국(三國)이 어울리기 전에 새로왔다.

 北龍流落客南邊 不宅滄溟白泉

 山古二儀開闢後 寺新三國混融前

 

 고래 소리 은은하나니 여름 천둥이 울고

 부처 얼굴이 당당하나니 가을 달이 두렷하다.

 슬프다, 나는 터를 잡았지마는 이르지 못해

 한 마디 초파리로 독 속에서 잘난체 하네.

 鯨音隱隱夏雷震 佛面堂堂秋月圓

 嗟我拘墟猶未到 醯雞自大甕中天

 

 최 진사(崔進士)의 유고(遺稿)뒤에 제()

 

 시산(詩山)의 시 짓는 늙은이가 시에서 늙었는데

 천리 밖이라 한 번 찾아 볼 인연 없었다.

 옛날에 어떤 나그네 있어 옥수(玉樹)를 더위잡아

 오늘에 나를 위하여 그 [34]경지(瓊枝)를 보이었다.

 詩山詩老老於詩 千里無緣一問之

 有客昔年攀玉樹 爲吾今日示瓊枝

 

 [35]혼돈(混沌)의 면목에서 [36]삼재(三才)가 나타나고

 [37]?(韓子)의 그 심간(心肝)을 오두(五蠹)가 알 수 있다.

 하늘이 선생으로 하여금 후세(後世)에 나게 하여

 한림(翰林)의 공부(工部)들이 모두 편의(便宜)를 얻네.

 混沌面目三才見 韓子心肝五蠹知

 天使先生生後世 翰林工部得便宜

 

 봉 서암(鳳瑞庵)에 제()

 

 하늘이 아끼는 곳을 깨뜨려 선궁(禪宮)을 일으켰나니

 물이 빼어나고 산이 밝아 눈과 귀가 트인다.

 산 빛이 푸름을 흔드는 것, 외로이 가는 새요

 시냇물 소리 차가움을 부수나니 스스로 오는 바람이다.

 天慳破處起禪宮 水秀山明眼耳通

 岳色靑搖孤去鳥 溪聲冷碎自來風

 

 벌집의 크고 작음은 그 구분이 다르지만

 예정(醴井)의 맑고 시원함은 그 맛이  다 같다.

 몇 날 몇 밤 [38]금문(金文)을 잇달아 외우나니

 여섯 때로 꽃비가 창궁(蒼穹)에서 쏟아지네.

 蜂房大小區分異 醴井淸凉一味同

 諷誦金文連日夜 六時花雨灑蒼穹

 

 게송(偈頌)

 

 <화연 제자 비구 지택(化緣弟子比丘智擇)과 우바새 여 원명(優波塞呂圓明) 등이 모연(暮緣)하여, 삼가 본사 석가여래(本師釋迦如來) 및 제화(提花), 미륵(彌勒) 삼대존상(三大尊像)을 조성(造成)하였다. 그리하여 그 회향 발원(回向發願)의 게송을 짓다.>

 

 회향(回向)하는 마음이 깊어 다름 원하지 않고

 세상 벗어나 바로 대우거(大牛車)에 오르기를

 성문(?)은 홀로 진흙 속의 말에서 벗어나지만

 보살은 괴로움 바다의 고기까지 구제하나니

 回向心深不願餘 超方直上大牛車

 聲聞獨脫泥欄馬 菩薩兼撈苦海魚

 

 희사(喜捨)한 이는 모두 상락(常樂)의 언덕에 오르고

 원친(寃親)은 다함께 묘한 진여(眞如)를 깨달으시라.

 그 공덕(功德)이 어디서 오는가 고요히 생각하면

 어디까지나 공()하고 또 공하여 태허(太虛) 밖이네.

 捨喜齊登常樂岸 寃親等證妙眞如

 靜尋功德來何處 徹底空空越太虛

 

 삼가 이방백(李方伯)에게 드림

 

 남방으로 한 번 떠나 옛 성인(聖人)을 본받나니

 때를 따라 엄하고 너그러워 중도(中道)를 잘 취한다.

 겨울에 이루고 여름에 바꾸어도 같은 해 밑의 일이요

 어제 피고 오늘 떨어져도 다 같은 바람결이다.

 一南行政法先聖 寬猛隨時執厥中

 冬就夏遮非二日 昨開今落是同風

 

 하늘 땅은 만물을 사랑하여 [39]추구(蒭狗)를 만들었고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은 백성을 다스림에 [40]각궁(角弓)을 썼다.

 따로 깊은 은혜가 있어 갚기 어려운 곳에

 봄 천둥이 땅을 흔들어 잠 든 벌레 일으키네.

 乾坤愛物爲蒭狗 文武臨民以角弓

 別有深恩難報處 春雷動地起眠虫

 

 보림(寶林)이 어찌 딴 산의 돌을 빌릴 것인가.

 녹록(碌碌)한 것 원래가 손바닥의 보배 아니다.

 [41]단학(丹壑)의 늙으막에 처음으로 나를 잃고

 청운(靑雲)의 젊을 때 이미 사람 되었다.

 寶林何假他山石 碌碌元非掌上珍

 丹壑暮年初喪我 靑雲早歲已成人

 

 ()의 날침에는 이미 전생의 엎드림이 있었거니

 자벌레의 꼬부림이 어찌 뒷걸음의 폄이 없겠는가?

 다시 두렵기는 [42]섭공(葉公)이 그 이름과 실()이 달라

 다만 본뜨기만 구하고 진()을 구하지 않음이네.

 龍驤旣有前身蟄 屈寧無後步伸

 還恐葉公名實異 只求模寫不求眞

 

 양진사(梁進士)의 전운(前韻)을 따라, 그를 추모하며

 

 <아아, 그 때 화답했던들 말이 어찌 이토록 슬펐겠는가? 사랑하고 보고 싶어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 분명하매 눈물이 떨어지고 마음이 꺾이는 심정을 시에서 보이리라>

 

 늙으막에 얻은 세 아들, 그 모두 소년으로

 머리마다 뿔만 있었고 두건(頭巾)은 쓰지 못했다.

 ?두들 밤을 좋아하지 않아 [43]정자(丁子)를 보태었고

 또 모두 난새()로 단장하고 학()을 탄 신선이었다.

 晩得三男盡小年 頭頭有角未巾巓

 並非愛栗添丁子 皆是裝鸞駕鶴仙

 

 그 어떤 물건이 갑자기 막 된 보름달을 삼켰던고

 이른 서리가 제일 먼저 한가을 밭을 짓밟았다.

 한 가지가 두 개 주수(珠樹)와 함께 꺾이었나니

 사씨(謝氏)의 가정(家庭)에 전단(旃檀)이 쓸쓸하리.

 何物忽呑初滿月 早霜先轢半秋田

 一枝摧與雙珠樹 謝氏家庭冷落旃

 

 산루(山樓)에 누워

 

 산루에 시원히 누워 멀리 생각을 달리나니

 늙은 나무에 매미 울어 여름 날이 길어라.

 하늘 끝의 구름 봉우리는 기이함이 다함 없고

 난간 앞의 시내 소리 설법이 끝이 없다.

 山樓快臥思茫茫 老樹蟬鳴畏日長

 天際雲峰奇不盡 檻前溪舌說無央

 

 머리는 쓸쓸하나니 털은 이미 三천의 눈()인데

 뼈는 차갑나니 나이는 이제 六十의 서리()이다.

 극락세계(極樂世界)가 어디인지 알고 싶은가?

 이 세간의 찌는 듯한 더위가 바로 청량(淸凉)이니라.

 頭寒髮已三千雪 骨冷年今六十霜

 要識樂鄕何處是 世間炎熱此淸凉

 

 백마강회고(白馬江懷古)의 운을 따라

 

 백제(百濟) 남은 터에는 늙은 나무가 근심스럽고

 조룡대(釣龍臺) 밑에는 물이 서쪽으로 흐른다.

 버들 눈썹은 전조(前朝)의 한()이 펴지 못하고

 꽃 얼굴은 고국(故國)의 부끄러움에 더욱 붉구나.

 百濟遺墟古木愁 釣龍臺下水西流

 柳眉未展前朝恨 花面增紅故國羞

 

 나비의 꿈 속 같은 천재(千載)의 일이여,

 한단(邯鄲)의 베개 위라 모두가 잠깐이다.

 흥망(興亡)을 묻고자 한들 사람 어디 있는가?

 백마강 머리에 떠가는 배만 있네.

 蝴蝶夢中千載事 邯鄲枕上岸時秋

 興亡欲問人何處 白馬潮頭有去舟

 

 시천 이 생원(詩川李生員)의 모정(茅亭)의 운을 따라

 

 우스워라, 진시황(秦始皇)은 옥으로 농을 만들었는데

 하루 아침에 그 공()이 마침내 잿더미로 변했네.

 만일 도잠(陶潜)의 무릎을 용납할 수 있었다면

 무엇하러 장백(匠伯)의 솜씨를 수고로이 했겠는가?

 笑矣秦皇玉作 一朝煨燼竟無功

若能容却陶潜膝 何用勞乎匠伯工

 

 때가 되면 바다와 산에는 천리의 달이요

 원래부터 천지에는 사방의 바람이다.

 또한 제자 백가(諸子百家)로 강의도 하노니

 三만 六천 여일(餘日)에 마치리라.

 時至海山千里月 自來天地四方風

 亦將諸子百家語 三萬六千餘日終

 

 동복(同福)의 적벽(赤壁)의 운을 따라

 

 두 기운이 처음에 하늘과 땅으로 나뉘었나니

 신묘한 솜씨로 이 산천을 정교하게 새겼다.

 바위 병풍 얼굴의 붉음은 채찍 맞은 이끼의 피요

 돌항아리 몸의 푸름은 찬수(鑽燧)의 연기다.

 二氣初分地與天 神工巧刻此山川

 面赤鞭苔血 石瓮身靑鑽燧烟

 

 해가 갑자기 오를 때는 산 그림자가 거꾸러지고

 사람이 미치기 어려운 곳에 학의 둥지가 달렸다.

 영주(瀛洲)가 멀지 않고 봉래(蓬萊)가 가깝거니

 아마 아침에 왔다가 저녁에 가는 신선 있으리.

 日忽昇時峰影倒 人難及處鶴巢懸

 瀛洲不遠蓬萊近 應有朝來暮去仙

 

 물 염정(勿染亭)의 운을 따라

 

 달리던 낭떠러지가 여기와서 우뚝 높이 섰는데

 굽이진 시내의 시끄러운 물소리는 골짜기 형세를 따라돈다.

 고기는 깊은 못을 얻어 맑은 물을 잊어 버리고

 사람은 훌륭한 경치를 만나 높은 대()를 즐긴다.

 走崖來此立巍巍 曲澗喧從峽勢廻

 魚得深潭忘積水 人逢勝地暢高臺

 

 바위의 단풍 잎은 바람에 불려 떨어질까 두려운데

 언덕의 국화는 비로소 햇빛 받아 핀 것이 귀엾구나.

 저녁 해도 또한 놀라 남은 흥이 있음을 알고

 서산(西山)을 참아 못 넘어 오랫 동안 배회하네.

 岩楓却恐風吹落 岸菊方憐日爆開

斜景亦知遊衍興 西峯懶越久徘徊

 

 이방백(李方伯)에게 올림

 

 남아(男兒)가 일찌기 창 앞의 뜻을 이루어

 땅끝에서 쌍남(雙男)으로 일남(一南)얻었다.

 세상밖의 가풍(家風)에는 차고 더움 없으나

 인간의 세상 맛에는 신 것 단 것 있나니

 男兒早遂窓前志 地角雙南得一南

物外家風無冷煖 人間世味有酸甘

 

 몸과 마음이 백성 다스리기에 얼마나 타고 괴로운가.

 조정에 돌아가면 [44]토포(吐哺)와 악발(握髮)이 세 번씩이다.

 덧없는 인생이라 언제고 허득허득할 것 없거니

 푸른 산에는 반 나절이나마 중하고 이야기하시라.

 身心省野勞焦幾 哺髮還朝吐握三

不可浮生長役役 靑山半日與僧談

 

 윤상사(尹上舍)에게 드림

 

 연원(淵源)이 혼혼(混混)하게 영()을 연 뒤로부터

 도덕이 그 때문에 五천갈래로 흩어졌다.

 짧은 비는 하루 아침에 소 발자국에 넘치고

 긴 강은 천리 바다의 문에 이어졌다.

 淵源混混自開令 道德因之散五千

短潦一朝牛跡溢 長河千里海門連

 

 타고난 재주와 수명에는 형과 아우가 없지만

 땅에 떨어진 해와 때에는 먼저와 뒤가 있다.

 묻노니, 거리의 이문이 높고도 또한 큰가?

 [45]우공(于公)이 쌓은 두터운 덕이 헛되지 않았나니-.

 禀天才命無昆季 落地時年有後先

爲問巷閭高大否 于公厚積不徒然

 

 조정자(趙正字)에게 드림

 

 조씨(趙氏)의 연원(淵源)이 옥천(玉泉)에서 솟았나니

 맑은 그 흐름이 해동(海東)의 하늘에 메아리치네.

 가슴에는 팔진(八陣)을 삼켜 잇따라 붓을 휘두르고

 다리는 삼산(三山)을 밟아 홀로 신선에 올랐다.

趙氏淵源聳玉泉 淸流有響海東天

胸呑八陣連投筆 脚踏三山獨上仙

 

 뛰어난 자취는 일찌기 시험하여 모일(母日)을 뛰어넘고

 웅장한 마음은 싹이 터서 우년(牛年)을 먹고자 한다.

 모르겠구나, 허공에 높이 날개를 날릴 때에

 쓰르라미나 비둘기들 굽어보고 만에 一이나 가엾이 여겨주오.

 逸跡試曾超毋日 雄心萌欲食牛年

未知碧落高飛翼 俯視蜩鳩萬一憐

 

 승 평쉬(昇平倅)에게 드림

 

 변방 백성들이라 어리석고 미련해 현화(玄化)를 모르나니

 눈에 놀이들이 어지러이 독 속의 하늘에 날으는 듯

 어지러운 노끈을 조용히 풀어가나니 솜씨의 묘함을 보겠고

 뒤얽힌 사건을 잘 분별하니 칼날의 예리함을 알겠구나.

 邊珉蠢爾昧玄化 蠓蠛紛飛甕裡天

 閑理亂繩看手妙 能分錯節認刀賢

 

과장(科場)에 다달아서는 저 [46]낭형(囊螢)의 선비를 뽑을 것이?

 ()를 물어서는 이 [47]면벽(面壁)의 선()으로 돌아온다.

 티끌을 씻는 한 줄기의 개벽(開闢)의 물이

 그대를 위해 밤새껏 창 앞에서 울어?.

 當場選彼囊螢士 問道回斯面壁禪

 一帶洗塵開闢水 爲君終夜響窓前

 

 태 허재(太虛齋)의 운을 따라

 

 마침내 올올(兀兀)히 재계(齋戒)하듯 앉았나니

 무럭무럭 우거지는 도()의 기운 아름답다.

 다만 귀()하기는 한 마디 말에 천리가 응하는 것

 어찌 갖가지 일을 논()하기에 반 평생을 허비하랴.

 終朝兀兀坐如齋 鬱鬱葱葱道氣佳

 只貴一言千里應 何論萬事半生畢

 

 가난함에 만족하는 절조(節操)는 법을 잘 따름이요

 알뜰히 배우는 공부는 땔나무를 지지 않네.

 두자(杜子)는 그 당시에 부질없이 잘난 체하였으나

 어찌 헤아렸으리, 오늘에 그대에게 밀릴 줄을.

 安貧節操能追憲 篤學工夫不負柴

 杜子當年空自大 豈料今日爲君排

 

 황 부사(黃府使)에게 드림

 

 사군(使君)의 집이 상안(商顔) 아래 있거니

 한 곡조의 지가(芝歌)를 몇 번이나 읊었던가?

 비 온 뒤의 새 구름은 마음 위의 솜인데

 바람 앞의 옛 시내물은 꿈 속의 거문고다.

 使君家在商顔下 一曲芝歌幾度吟

 雨後新雲心上絮 風前古澗夢中琴

 

 () 임금의 하늘에 [48]허유(許由)의 달을 만들지 말라.

 () 나라의 들에는 부설(傅說)의 장마가 마땅하네.

 나는 애석해하나니, 고달피 날아 돌아 오는 그 새여

 하늘과 땅이 저물기 전에 빨리 숲에 깃들라.

 堯天莫作許由月 殷野宜爲傅說霖

 我惜倦飛歸去鳥 乾坤未暮早投林

 

 

 산 양쉬(山陽倅)에게 올림

 

 검은 일산이 가벼이 나부끼며

 바다 마을을 지내나니

 백성들 모두 기뻐하며

 구름 문을 가리키네.

 청량각(淸凉閣) 밑의 시냇물 소리는

 거문고를 타는데

 적묵당(寂默堂) 앞의 새들은

 말을 잘게 부순다.

 蓋翩翩過海村 民顔有喜指雲門

 淸凉閣下溪搖瑟 寂默堂前鳥碎言

 

 백리의 인자한 바람은

 안팎으로 부는데

 이시(二時)의 성긴 경쇠소리는

 아침 저녁 따른다.

 두 번이나 깊은 숲으로

 친히 돌봐 주시나니

 세상이 다하도록 높은

 그 은혜를 갚기 어렵네.

 百里仁風吹內外 二時踈?逐朝昏

 深林再被親臨顧 沒世難酬萬一恩

 



[1], 양고(羊祜) ·· 진 나라 사람. 그의 전신(前身)은 옆집 이()씨의 아들이었으나 요절하였다. 다섯살 때, 전생의 유모에게 맡긴 금고리를 찾았으므로 이 사실이 알려졌다. (羊祜識環)

[2], 미천(彌天) ·· 하늘에 가득 찬 것. 바뀌어 뜻의 하늘같이 높고 큰 것을 비유함.

[3], 4석도안(釋道安)과 습착치(習鑿齒) ·· 석도안은 진()의 고승(高僧). 젊어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유학을 했는데, 그때 불도증(佛圖澄)을 만났다. 불도증이 도안을 칭찬하는 소리를 하자 습착치가 도안에게 「四海의 습착치」라고 말하니, 도안은 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彌天釋道安」이라고 하였다.

 

[5], 서교(西敎) ·· 불교. 서역(西域)에서 전해졌다 해서 일컫는 말.

[6], 배자(非衣字) ·· 「裴」.

[7], 겸금(兼金) ·· 값이 보통 금보다 배가 되는 황금.

[8], 쌍남(雙南) ·· 겸금(兼金)과 같음.

[9], 서자(西子) ·· 월()의 미인 서시(西施).

[10], 이 귀절은 조주선사(趙州禪師)의 「庭前栢樹子」를 원용하여 조주선사의 법통과 그 가르침을 뜻한 것.

[11], 유아(儒雅) ·· 훌륭한 유학자(儒學者).

[12], 천현(天懸) ·· 천지현격(天地懸隔). 멀리 떨어져 있음.

[13], 자백(紫陌) ·· 경사(京師)의 길. 바뀌어 벼슬길.

[14], 여곽(藜藿) ·· 명아주의 잎과 콩잎. 검소한 음식.

[15], 노능(盧能) ·· 六조 혜능(慧能). 노씨이기 때문에 얻은 이름.

[16], 유주(柳州) ·· 유유주(柳柳州). 유주(柳州)의 자사(刺使)를 지냈기 때문에 얻은 유종원(柳宗元)의 별호.

[17], 적성(寂惺) ·· 망상(妄想)을 떠난 적정(寂定)한 정신상태, 도를 깨친 경지.

[18], 황두(黃頭) ·· 황벽희운(黃蘗希運) 선사.

[19], 벽안(碧眼) ·· 달마대사.

[20], 저력(樗櫟) ·· 가죽나무, 이 나무는 목재로 쓸모가 없다.

[21], 종기(鍾期) ·· 춘추시대 초()나라의 사람인 종자기(終子期). 종자기가 죽자 백아(伯芽)는 거문고를 깨틀고 줄을 끊어버렸다.

[22], 구방고(九方皐) ·· 춘추시대 진()나라 사람 말을 잘 분별한 사람.

[23], 척안() ·· 못에 사는 작은 새의 이름.

[24], 명홍(溟鴻) · 큰 기러기.

[25], 치혁(鴟嚇) ·· 「鴟」는 솔개. 「嚇」은 성난 소리. 장자(莊子)와 혜자(惠子)와의 문답에서 나온 말로 마음이 비열한 자가 제 물건을 남에게 빼앗기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

[26], 기자전(箕子殿) ·· 기자(箕子)()나라 사람. 소여(胥餘). 자작()이 되어 기자(箕子)를 봉()했으므로 기자라 부름. 주왕(紂王)을 간()했으나 듣지 않자 미친척하여 상노가 되었다. 뒤에 주왕(周王)이 은을 치자 기자를 청하여 천지의 대법(大法)을 물었다. 기자는 왕을 위하여 여러가지 규법을 말하였다.

[27], 저공당(陌公堂) ·· 저()는 벼를 찧는 절구공이.

[28], 주문(朱門) ·· 관청.

[29], 자백(紫陌) ·· 경사(京師)의 길. 벼슬길.

[30], 남명(南溟) ·· 남쪽의 큰 바다

[31], 약수(弱水) ·· 옛날 중국에 신선이 살았던 고장에 있었다는 물로 부력(浮力)이 아주 약해서 기러기 털처럼 아주 가벼운 물건도 가라앉는다 함.

[32], 배풍(培風) ·· 대붕(大鵬)이 천풍(天風)의 힘을 빌어서 승천(昇天)하는 일.

[33], 이의(二儀) ·· 하늘과 땅.

[34], 경지(瓊枝) ·· 옥과 같이 아름다운 나무 가지. 인품(人品)이 고상한 것을 비유.

[35], 혼돈(混沌)의 면목(面目) ·· 천지가 개벽하기 전의 면목.

[36], 삼재(三才) ·· 천() · 지() · 인().

[37], 한자(韓子) ·· 당()의 한유().

[38] 금문(金文) ·· 불경(佛經).

[39], 추구(蒭狗) ·· 짚으로 만든 개. 옛날 중국에서 제사때 썼는데 제사가 끝나면 버렸다. 때문에 필요하면 쓰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버리는 것을 비유함. 또는 가치가 없게 된 물건을 비유.

[40], 각궁(角弓) ·· 시경(詩經) 소아(小雅) · 어주지즙(?之什)등의 편명(篇名). 구족(九族)을 좋아하지 않고, 서로 속이기를 좋아하며 동족상잔(同族相殘)하는 것을 경계하여 지음.

[41], 단학(丹壑) ·· 붉은 ?.

[42], 섭공(葉公) ·· 춘추시대 초() 사람. 섭자고(葉子高) 즉 심제량(沈諸梁). 그는 채소의 잎만을 먹었다.

[43], 정자(丁子) ·· 정향(丁香). 향나무의 종류. 꽃봉오리는 약재(藥材)로 쓰거나 기름(丁香油)을 짠다.

[44], 원문「哺髮還朝吐握三」은 「吐哺握髮하고 朝廷에 돌아가니 吐握이 세번이다」로 해석. 「吐哺」는 음식을 먹다가도 손님이 오면 음식을  배앝고 나와  마중하는 것, 「握髮」은 머리를 감다가도 손님이 오면 젖은 머리를 쥔채 뛰어나가 마지하는 것. 「吐哺握髮」를 즐인 「吐握」은 그 원어의 뜻을 이어 어진 사람을 급하게 구하는 것을 비유함.

[45], 우공(于公) ·· 한()나라 사람. ?판이 공평한 것으로 명성이 높음.

[46], 낭형(囊螢) ·· 불이 없어 개똥벌레를 주머니에 넣어 그 빛으로 공부하는 것.

[47], 「이」는 불도(佛道).

[48], 허유(許由) ·· 고대 중국의 전?에 나오는 인물. 요임금이 천하를 물려주려 하였으나 사양하고 기산(箕山)에 들어가 살았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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